1조원대 소송 이긴 DL이앤씨, 채권회수는 '요원'[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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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소송 이긴 DL이앤씨, 채권회수는 '요원'[only 이데일리]

이데일리 2026-02-23 11:03: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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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DL이앤씨(375500)가 시행사 시티원과 다툼 중인 1조원대의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시티원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채권 회수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6-1민사부(재판장 박해빈)는 지난 5일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 시티원(회장 차준영)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항소심에서 시티원의 항소를 전부 기각했다. 또 DL이앤씨가 항소심에서 추가 확장 청구한 약 45억 2789만원도 신규 인용했다.

이에 따라 시티원이 DL이앤씨에 지급해야 할 원금은 지난 2024년 9월 1심에서 선고된 5184억 4128만여원에 이번 항소심 추가 인용액까지 더해 약 5229억원으로 늘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연 최대 17%의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완제일까지 실제 지급 총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공사기간 28개월, 공사비 4125억원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하지만 사업은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시티원은 2008년 8월 파주시로부터 분양계획을 승인받고 같은 해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더욱이 그해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부동산 경기마저 급속히 냉각됐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이후 현장은 18년째 방치된 채 흉물로 남아 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에서 시공사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이 금융기관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인으로 나서 원리금을 대신 갚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됐고,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DL이앤씨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원고(DL이앤씨)가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피고(시티원)로부터 도급계약상 반대급부인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을지 모르는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를 중단하게 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이를 두고 원고가 책임준공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거나 공사 중단이 원고의 귀책 사유로 인한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차 회장의 반소 청구는 1심·항소심 모두 기각됐다. 항소심에서 차 회장 측이 새로 제기한 소멸시효 항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의 이행기는 도급계약이 해제된 2020년 8월 28일에야 비로소 도래했다”며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인용된 채권은 기성 공사대금 약 611억원, 연대보증에 기한 구상금 약 3523억원, 대여금 약 1000억원 등 크게 세 가지다. 다만 지연손해금 규모가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이다.

판결 별지에 따르면 채권별로 이자 기산일과 이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구상금·공사대금 채권은 기산일이 대부분 2020~2021년이지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높은 이율이 적용돼 이자만 약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여금 채권은 기산일이 2009~2011년까지 소급되는 데다 초기 약정이율(연 6~9%) 이후 소촉법 이율이 단계 적용돼 누적 이자가 약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즉 지연손해금만 합산해도 약 5300억원 이상으로, 원리금 합계는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차 회장 측은 판결 이후 아직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DL이앤씨가 실제 채권을 회수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 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차 회장이 소유한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한 데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000720)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로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차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형사 재판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으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항소해 이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 형사13부로 배당됐다.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콘도미니엄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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