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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송도호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 운전원 평균 임금은 4788만원(세전 기준)이다. 2022년(4267만원)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 평균 연봉이 6000만~70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 강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 수준이라는 게 운전원들의 목소리다.
그나마 서울지역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처우가 나은 편이다. 지방자치단체나 지자체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장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지방 중소도시일수록 예산 상황에 따라 처우가 더 열악해서다.
운전원들은 장콜 업무가 시내버스 못지않게 고되다고 강조한다. 운전 뿐만 아니라 휠체어 고정, 하차 보조는 물론 병원·은행 업무 등 이용자의 일상을 세밀하게 돕는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운전원은 “장애 유형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다르고 응급 상황 교육도 수시로 받는 전문 영역”이라며 “더욱이 현장에서는 전용 정류장이 없어 좁은 골목이나 교차로에서 승하차 작업을 하기 때문에 늘 사고 위험과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돼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운전원은 “우리는 단순히 운전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휠체어를 고정하고 장애인의 일상을 돕는 수행원 역할까지 한다”고 했다. 이어 “병원 진료나 은행 업무처럼 예민한 일상을 함께하다 보니 일반 운전과는 차원이 다른 중압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콜 압박’에 쉴 틈 없는 노동
운전원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고충은 업무 현장의 ‘배차 압박’이다. ‘주행 중 배차’ 시스템 탓에 운전원들은 숨 돌릴 틈 없는 일정에 내몰리고 있다.
백종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장콜 울산지회장은 “운행 중 배차가 들어오면 다음 이용객을 기다리게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하차 지원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나 폭언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휴게시간도 유명무실하다. 휴게 시작 직전 하차 지원이나 차량 정리를 하다 보면 실제 쉬는 시간은 대폭 줄어든다. 프로그램상 ‘1시간 휴식’은 찍히지만 이동과 주차 시간 등을 빼면 제대로 된 식사조차 어렵다는 설명이다.
무분별한 민원이 곧장 징계로 이어지는 구조도 운전원들을 위축시킨다. 백 지회장은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면 이용자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민원에 대해 회사가 그대로 징계 처리해 호봉 승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운전원을 지켜줄 보호막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가속화되는 ‘인력 이탈’
운영 주체에 따라 천차만별인 처우도 갈등의 핵심이다.
강원도 춘천시는 실제 공무원 임금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주시는 일반직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기준을 신설해 적용하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처우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젊은 운전원들이 경력을 쌓은 뒤 서울 시내버스 등으로 이직하는 ‘인력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현재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강원본부는 춘천 ‘봄내콜’과 관련해 기간제 반복 채용에 따른 고용불안, 직급 신설을 통한 임금 삭감, 기간제 복리후생 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장애인 이동권을 단순히 차량 대수를 늘리는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장콜 운전원들은 △2년 이상 근무자 정규직 전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준수 △정부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동권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그 이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노동 조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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