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0-2로 몰렸던 디플러스 기아(DK)가 ‘패패승승승’으로 끝내 T1을 넘어섰다. 마지막 5세트에서 드래곤 스틸로 흐름을 뒤집고 바론까지 연결해 31분 넥서스를 깨뜨렸다. 경기 후 감독은 “선수들이 특별했다”고 했고, 5세트의 균열을 만든 정글 ‘루시드’가 POM으로 조명됐다.
1세트, 제리-유미 완성, T1 ‘버티면 이긴다’ 증명
T1이 제리-유미 후반 조합을 앞세워 34분 넥서스를 파괴했다. DK가 초반 압박을 걸었지만, T1이 운영으로 시간을 벌며 후반 타이밍을 완성했다.
2세트, 오너 판테온 ‘하늘강하’로 2-0
초반은 DK가 흔들었으나 오너의 판테온이 교전 한 방으로 균열을 냈다. 바론 이후 격차가 폭발하며 29분 만에 넥서스가 무너졌다.
3세트, 쇼메이커 아리 각성, DK 반격 시작
바론 이후 T1 포지션이 붕괴하자 DK가 난전을 완성했다. 드래곤 영혼까지 챙기며 1-2로 따라붙었다.
4세트,“천재지변”급 초반도 버텼다…승부 원점
초반 T1에 크게 흔들렸지만 루시드 오공이 성장하면서 한타 구도가 뒤집혔다. DK가 운영까지 완성하며 2-2를 만들었다.
5세트, 드래곤 스틸이 갈랐다…DK ‘패패승승승’ 완성
5세트에서 DK는 그웬-마오카이-트리스타나-미스포춘-니코, T1은 케넨-아트록스-애니비아-칼리스타-레나타를 꺼냈다. 초반 흐름은 T1이 가져갔다. 드래곤 주도권을 챙기며 스택을 쌓았고, 미드 주도권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탑 1차 포탑 파괴까지 연결했다. ‘용을 굴려야 하는 조합’답게, T1은 빠른 템포로 승부를 끝내려 했다.
“세 번째 드래곤”을 훔친 순간, 표정이 바뀌었다
그러나 시리즈의 결말을 바꾼 건 DK의 드래곤 스틸이었다. DK는 세 번째 드래곤을 스틸한 뒤, 후속 교전까지 승리하며 경기 주도권을 통째로 가져왔다. 이 한 번의 장면으로 ‘용 스택을 굴려야 하는 T1’의 플랜이 흔들렸고, 반대로 DK는 “이제 우리가 판을 바꾼다”는 확신을 얻었다.
네 번째 드래곤도 DK…T1은 급해졌고, DK는 더 차분했다
흐름을 탄 DK는 네 번째 드래곤까지 확보하며 경기를 DK 쪽으로 기울였다. T1은 케넨·아트록스의 진입 각을 찾아야 했지만, DK는 니코-마오카이-미스포춘으로 한타 ‘입구’를 좁히며 T1의 장점을 지워갔다.
‘도란’ 먼저 끊고 바론까지…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
결정타는 도란을 진입 전에 잡아낸 장면이었다. DK는 주요 교전에서 상대의 진입 축을 잘라낸 뒤, 곧바로 바론까지 노려 성공했다. 오브젝트가 연달아 DK 손에 들어가자, T1은 ‘역전의 시간’이 아니라 ‘추격의 시간’에 갇혔다.
31분, 마지막 한타 승리…넥서스 붕괴
끝내 31분 최종 교전에서도 DK가 승리했다. DK가 한타를 쓸어 담으며 넥서스를 깨뜨렸고, 시리즈는 0-2 → 3-2, ‘패패승승승’으로 마무리됐다.
5세트 POM은 루시드…투표도 ‘정글’이 갈랐다
경기 후 공개된 POM 투표에서 13표 중 9표가 정글(루시드)에게 쏠렸다. 탑과 바텀이 각각 2표씩이었다.
김대호 감독도 단호했다. “오늘의 POM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루시드입니다. (루시드 빼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매 판 주인공이 달랐지만, 5세트를 평균 내면 루시드”라고 정리했다.
5세트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김감독은 “이번엔 3-1로 이길 것 같기도 했는데 1세트가 잘 안 됐다”며,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선수들이 엄청 잘해줘서 이겼다”고 말했다.
특히 5세트 같은 집중력 유지에 대해선 “이끌려고 노력은 하지만, 돌아보면 선수들이 다 특별했다. 한 판 한 판 이긴 기쁨과 다음 판 준비의 균형을 잡으면서 몰입하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나는 ‘톡톡’ 핸들링만 살살 했을 뿐”이라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T1이 먼저 정답을 쥐었지만, DK가 마지막에 문제 자체를 바꿔버렸다. 드래곤을 훔친 뒤 바론으로 마침표를 찍은 5세트, 그리고 POM 루시드. ‘패패승승승’은 단순한 역전이 아니라, DK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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