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는 금융권 데이터 경쟁에서 제도적 대응은 물론 활용적인 부분에서도 타 부문에 비해 뒤처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플랫폼 확장이나 판매 채널 확대에서 벗어나 관리 체계 중심의 장기 전문서비스로 변화할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제도에 나섰으며 지난해 6월에는 정보 제공 범위가 제한적이고 동의·이용 절차가 복잡해 활용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금융 마이데이터 2.0으로 개편했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고 자산관리와 신용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도를 말한다.
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 개편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선 마이데이더를 활용하는 업체는 물론 활용 범위도 확대됐다. 하지만 보험업권의 참여 수준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다. 살제로 마이데이터 2.0 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초기 1400만명에서 지난해 5월에는 1억6531만명으로 약 11.8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 가운데 보험사는 단 3곳에 불과하다는 것과 업권 규모에 비해 참여 비중이 5%에도 미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현행 마이데이터가 자산·부채·소비 내역을 중심으로 설계돼 보험 리스크 평가에 직접 활용하기 어렵고 디지털 접점 부족과 시스템 구축·운영 비용 부담으로 활용이 쉽지않다고 이야기한다.
보험사들은 마이데이터를 단순 상품 판매 도구가 아니라, 은퇴·연금·재무 설계와 같은 자산관리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대면 상담 시 고객 동의 기반으로 비정기적 데이터를 적용하는 방안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보험사들은 타 금융사의 데이터를 연계해 자산·부채·지출 현황을 조회하고, 이를 보장 점검·상담·업무 처리 과정에 활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요 기능 역시 보험 계약 조회·보장 분석·휴면자산 및 미청구 보험금 탐색과 같은 기본 지원에 집중돼 있다. 또한 확보된 정보를 은퇴 설계·서류 간소화·자산점검·보장 통합 점검과 같으 자산관리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뿐이다.
▲ 의료 데이터 접근 제약·비용도 부담…업계, 장기적인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돼야
이처럼 보험업권에서 마이데이터 활용이 더딘 이유는 금융 데이터와 보험 리스크간의 구 조적 괴리를 꼽을 수 있다. 자산·부채·소비 패턴을 중심으로 설계된 데이터 정보는 질병발생 확률이나 의료 이용과 같은 보험의 핵심 위험률 산정에 필요한 정보와 직접적인 연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 수입의 상당 부분이 질병·사망·상해 등 보장성 보험에서 발생하는 만큼, 의료·건강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해당 데이터는 보건복지부 소관의 별도 체계로 운영돼 금융 마이데이터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게다가 금융 마이데이터가 제공하는 자산·부채·소비 패턴 중심의 정보만으로는 맞춤형 보장 설계나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험산업의 구조적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은 은행·카드·증권에 비해 거래 빈도가 적을 뿐 아니라, 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 고객의 플랫폼 접점이 제한적이다. 타 금융 서비스가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라면 보험은 많아야 한달에 1~2회 정도 필요할 때마자 접촉할 뿐이다 .
특히 생명보험사는 보험 판매의 99% 이상이 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개인화 서비스를 구축한다 해도 체감 효과는 타 금융권 대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비용 구조도 보험사의 마이데이터 활용을 제한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사업자가 마이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선 연동 시스템과 인증 및 보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자의 입장에소 초기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보험업의 특성상 수익 실현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투자 대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점이다. 데이터 구조의 한계와 초기 비용 부담 등이 겹치며 마이데이터를 활용이 자산 통합 조회·보장 점검·휴면자산 탐색과 같은 보조 기능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플랫폼 확장이나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전문적인 은퇴·연금·재무 통합 설계, 장기적인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와 같은 전략을 거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단순 금융상품이 아니라 생애주기 관리 산업에 가깝다"며, "마이데이터 역시 플랫폼 확장이나 판매 채널보다 상담과 장기 자산관리의 정확도를 높이는 관리 체계 중심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활용 범위 확대에 앞서 소비자 보호와 보안 체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며, 금융당국의 내부 관리 규정 및 직원 교육 강화 요구에 따라 기술 경쟁보다 운영 관리 역량이 활용 성과를 좌우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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