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무효에도 수출투톱 '초긴장'…"트럼프 플랜B 불확실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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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무효에도 수출투톱 '초긴장'…"트럼프 플랜B 불확실성 증폭"

이데일리 2026-02-22 16:01: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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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송재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기반으로 추진하던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았음에도 한국의 수출 ‘투톱’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자동차는 상호관세 대상이 아닌 품목관세 적용 대상이어서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감소로 인한 대체 카드로 품목 관세 비율을 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위기 시 관세 부과)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전격 인상하고 24일 오전 0시1분(한국 시간 오후 2시1분)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 자동차,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소비재 등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단기적 영향 제한적”

22일 반도체·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가 미칠 당장의 영향은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에 주목하며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반도체는 품목 관세 부과 대상이지만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아 실제 부과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자동차의 경우 품목관세 15%를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줄어든 세수를 채우기 위해 기존 품목 관세 비율을 올리게 되면 대미(對美)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미 연방대법원이 IEEPA 기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다. 무역확장법 232조 등 기존 품목관세 체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당장 수출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관세의 형태만 바뀌었을 뿐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문제”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역시 당장의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지금은 공급자 주도 시장이 형성돼 있고 메모리 가격도 상승 흐름이어서 관세 변수에도 수출 기반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는 메모리를 더 달라는 수요가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완성차 역시 기존 품목관세 15%가 적용되고 있으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상향한 글로벌 관세 15% 대상에서는 제외된 상황이라 가시적 영향은 없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품목관세 15%가 기존 25%로 다시 오르지 않는다면 현재로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자동차가 제외된 대체 관세들도 상호관세만큼 광범위하고 즉각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플랜B 관세카드 우려

다만 국내 산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무효화에 따른 세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무역법 122조 뿐만 아니라 무역확장법 232조, 301조 등 이른바 ‘플랜B 관세’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품목별 타격이 가능한 조항이 가중되는 경우 반도체, 자동차 역시 향후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정책이 투자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상호관세가 무효가 됐어도 한국의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25%→15%)와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 등이 맞물려 있어서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 경제와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도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1734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자동차도 1.7% 증가한 72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조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통상 정책의 변동성이 커진 점 자체가 중장기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판결로 보호무역 장벽이 이전과 같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를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해 관세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범 교수는 “수요가 워낙 많은 상황이라 관세 이슈가 있더라도 단기간에 시장 판도가 급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미국이 산업 육성 차원에서 반도체 분야에 추가 정책 수단을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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