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대체 관세를 도입하면서 한국 수출 전선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22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259억9000만 달러), 반도체(133억7000만 달러), 일반기계(123억2000만 달러), 자동차 부품(75억5000만 달러) 등이다. 이 가운데 일반기계와 석유제품은 이번 판결로 상호관세 부담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자동차와 철강은 품목 관세가 유지되고 있고 반도체 역시 추가 관세 가능성이 남아 있어 리스크가 지속되는 구조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15%, 철강에 5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간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상호관세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100% 수준의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조치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으로 향하는 자동차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추가 관세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미국 정부가 지난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항공기·제트엔진, 드론, 풍력터빈, 로봇·산업기계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점을 언급하며 “여기에 반도체 및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조치가 확대·강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방어)와 301조(불공정 무역 관행 제재) 카드가 한국 등 수출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301조는 판례와 법적 근거가 축적된 통상 수단으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조사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성명을 통해 “많은 교역 상대국의 불합리하고 차별적이며 부담을 주는 행위·정책·관행을 다루기 위해 여러 건의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조사 범위는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을 포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조사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 대해 11번째로 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억1000만 달러 증가한 52억57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미국이 이를 근거로 관세 인상 또는 조사 확대의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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