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과 ‘베를린’이 2026년에 재소환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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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과 ‘베를린’이 2026년에 재소환된 이유

바자 2026-02-22 15:4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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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생명력은 더 이상 개봉 시기에 묶여 있지 않다. 2013년 극장가에 깊은 인장을 남겼던 영화 〈관상〉과 〈베를린〉이 13년의 시간을 건너 2026년 다시 소환되고 있다. 각각 900만, 700만 관객을 동원했던 흥행작이 안방극장에 되돌아온 것이다. 왜 지금일까?



〈관상〉 ↔ 〈왕과 사는 남자〉


역사의 연결고리가 만든 프리퀄






이 기묘한 재소환의 첫 번째 방아쇠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사극 〈왕과 사는 남자〉가 당겼다. 한재림 감독의 〈관상〉은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파토스 위에 관상가라는 허구를 입힌 팩션 사극의 정점이다. 〈왕사남〉이 계유정난 이후 유배지로 떠난 단종(박지훈)의 비극적 후일담을 다루고 있는 만큼, 관객들에게 〈관상〉은 이 거대한 비극의 전초전을 보여주는 완벽한 '프리퀄'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왜 단종이 유배를 떠나게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송강호, 이정재, 조정석, 김혜수, 이종석의 연기 호흡은 13년이 지난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왕사남〉의 유지태가 연기하는 '한명회'와 〈관상〉 속 김의성의 '한명회'를 교차 편집하며 역사적 타임라인을 스스로 완성해 나간다. 말하자면,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비공식 세계관의 확장이다. 두 작품은 별개의 서사지만, 동일한 배급사(쇼박스)라는 공통분모와 역사가 공유하는 맥락 덕분에 관객들은 극장을 나선 뒤 자연스럽게 OTT 플랫폼에서 〈관상〉을 ‘재발견’하고 있다.



〈베를린〉 ↔ 〈휴민트〉


세계관의 지도를 완성하는 트리거





〈베를린〉의 귀환 역시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와 궤를 같이한다. 〈베를린〉과 〈모가디슈〉를 잇는 류승완식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의 계보는 신작 〈휴민트〉를 통해 비로소 완결된다. 하정우, 전지현, 한석규, 류승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친 처절한 사투는 여전히 웰메이드 첩보 액션의 교본으로 불리는 명작.





흥미로운 지점은 〈베를린〉의 엔딩에서 주인공 표종성(하정우)이 향했던 목적지, 바로 블라디보스토크다. 이 도시가 〈휴민트〉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고 극 중 '표종성'의 이름이 은밀하게 언급되는 순간, 13년 전의 기억은 현재의 세계관과 강력하게 충돌한다. 명시적인 속편은 아닐지라도, 이러한 느슨하고 영리한 연결고리는 관객들이 전작을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는 트리거가 되었다.

영화 〈베를린〉 스틸
영화 〈베를린〉 스틸

{ 시차의 무력화, 타임리스 콘텐츠의 탄생 }

영화 〈관상〉 포스터

영화 〈관상〉 포스터

영화 〈베를린〉 포스터

영화 〈베를린〉 포스터

이러한 구작들의 역습은 단순히 올드팬들의 추억 여행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OTT 구독이 보편화된 환경에서 젠지(Gen-Z) 세대에게 10여 년 전의 명작은 추억의 재탕이 아닌, 처음 발견된 매력적인 ‘빈티지 신상’이다. 개봉 연도는 더 이상 콘텐츠의 신선도를 규정하지 않는다. 알고리즘은 시간의 순서를 지우고 관심사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배열하며, 이른바 ‘시차의 무력화’를 실현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영화 〈휴민트〉 포스터

영화 〈휴민트〉 포스터

신작이 유입을 만들고, 알고리즘이 가교 역할을 하며, 완성도 높은 구작이 다시 소비된다. 이 순환 구조 속에서 잘 만들어진 IP는 일회성 소비재가 아닌 ‘타임리스 콘텐츠’로 재편된다. 〈관상〉과 〈베를린〉의 소환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신작이 과거를 호출하고, 플랫폼이 시간을 지우며, 관객이 능동적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동시대적 소비 방식의 결과다. 콘텐츠는 더 이상 과거로 밀려나지 않는다. 좋은 작품은 언제든 현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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