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법원 판결 비웃듯 '15% 관세 폭탄'… 靑, 500조 방패로 맞선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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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법원 판결 비웃듯 '15% 관세 폭탄'… 靑, 500조 방패로 맞선다 (종합)

뉴스로드 2026-02-22 14:4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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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이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폭주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매기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하루 만에 그 수위를 법적 최대 허용치인 15%로 끌어올리며 전 세계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미국발(發) 통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을 밝히며, 트럼프의 '변칙 공격'을 방어하는 실용주의적 정면 돌파를 택했다.

▲ "대법원은 바보이자 애완견"… 분노의 SNS 릴레이, 15% 관세로 귀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는 폭주하고 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부터 이틀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연달아 쏟아내며 사법부를 향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는 첫 게시글에서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향해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용기가 없다", "바보(FOOLS)이자 급진 좌파 민주당의 애완견(LAPDOGS)"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대법원의 판결 논리를 조롱하며 "어떤 국가와 모든 무역을 끊고 파괴적인 엠바고를 가할 권한은 주면서, 정작 1 달러의 관세 수수료도 매길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터무니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소수 의견을 인용해 "이번 판결로 대통령이 무역을 규제하고 관세를 부과할 능력이 더욱 강력해졌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자신이 직접 임명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을 향해서도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그는 21일 오전에도 "내가 임명한 닐 고서치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에게 일어난 일은 민주당원들에게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며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사실에 강한 배신감을 표출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향해서도 "수년간 우리를 속여 온 외국들이 계속 그렇게 하도록 앞장섰다"고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 갈무리/뉴스로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트루스소셜 갈무리/뉴스로드]

이러한 분노는 결국 전례 없는 관세 인상 조치로 이어졌다. 급기야 22일 새벽에는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되었으며, 극도로 반미적인 관세 결정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수십 년간 미국을 속여 온 국가들에 대한 10%의 세계 관세를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치인 1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힘으로 짓누르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슬로건 아래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 "타국은 ATM, 연준 의장은 멍청이"… 공화당 분열 조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금리 동결을 결정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들고, 교역국들을 "저금리 현금인출기(ATM)"에 비유했다. 그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시각이 읽힌다. 

이러한 무차별적 통상 압박은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미치 매코널 전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랜드 폴 상원의원 등 당내 주류 및 자유무역 성향 인사들이 일제히 "관세는 미국 국민과 기업이 내는 세금", "공화국을 수호하는 결정"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 제프 허드 하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즉각 철회하고 당내 경쟁자를 지지하겠다고 나서는 등 정치적 보복을 가하고 있다. 공화당 내 관세 찬반 갈등이 격화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추진하려던 대규모 감세 법안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의 처리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250조 환급 소송 대란 속, 靑 "500조 대미 투자 방패 거두지 않는다"

미국 정부가 불법으로 거둬들인 약 1750억 달러(약 254조원) 규모의 위법 관세에 대해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환급 소송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등 경제 부처는 신중하고 치밀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애초 관세는 미국 기업이 납부한 것이어서 환급 대상이 미국 기업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이들 기업의 환급에 개입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21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주재한 대미통상현안 관계부처 회의에서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절차를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결론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결로 25% 상호관세 위협이 사라졌으니, 이를 15%로 낮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약속했던 막대한 대미 투자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없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무조건 15% 미만의 관세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현실 인식에 기반한 조치로 보인다. 만약 한국이 대미 투자를 철회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꺼내 든 무역법 122조(15% 보편 관세),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해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 주력 산업에 징벌적 고율 관세를 매길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500조원 투자 이행'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2차, 3차 보복을 원천 차단하고, 한미 동맹의 튼튼한 방어막 안에서 우리 수출 기업의 국익을 챙기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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