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가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연방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가 위법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세계 각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즉각 대응했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책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미 NBC 뉴스는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주요 지수들이 판결 발표 직후 몇 분 만에 급등했다가 급락하며 등락을 반복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09%, 30년물 국채 금리는 4.7
%까지 올랐다. 보통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97.79로 마감했다. 2월 들어 강세를 보이면 나흘 연속 상승하던 달러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 국채와 달러 가치는 미국의 안정성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만큼, 미국의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시장의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체 투자처로 꼽히는 귀금속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8% 상승한 82.92달러를 기록했으며, 백금과 팔라듐 현물가는 각각 4.5%, 4.0%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1.5% 상승한 온스당 5071.48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으로서는 관세 환급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율의 관세를 낸 기업들이 이번 판결로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세부 지침이 없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에버코어는 “연방 대법원이 환급 지침을 주지 않아 그 과정이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그 자체로 법적·행정적 수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를 기대하지만, 이 역시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노라 미국 경제 부문장은 “관세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부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관세율이 안정될 때까지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와 301조를 대체 수단으로 내세웠지만, IEEPA의 완벽한 대체가 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관세는 150일이라는 시한이 있고, 301조는 외국이 차별적인 관행을 통해 미국과의 상거래를 제한했다는 조사 결과가 필히 나와야 하는데, 이 조사에는 몇 달이 소요된다.
그레고리 파라넬로 아메리벳 증권 미 금리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새로운 관세는 단기적인 수단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체결한 여러 무역 협정의 세부 조항 속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레타 파이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법률고문도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와 유사한 체계를 확립할 수 있겠지만, IEEPA만큼 빠르고 유연한 무역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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