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연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무차별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연방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우리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한국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법적 근거를 잃게 됐다.
그동안 트럼프 관세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우리 경제로서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관세를 반도체나 자동차 등에 품목별 관세를 높이는 방식으로 적용되면, 우리 경제는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의존하는 주력 수출 품목들에 높은 품목관세가 적용되면, 무효화 된 상호관세와 동등한 수준이거나 더 강한 관세 압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것으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한 연방 대법원의 결정으로 더 이상 징수할 수 없게 된 10%의 기본관세(일부 상호관세 포함)를 대체한다.
한국 실물경제뿐 아니라 외환·금융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대미투자 합의의 향배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대규모 대미투자를 약속했던 나라들이 그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그간의 합의들이 조정될 여지가 생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정부로부터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 약속을 끌어낸 관세 압박 자체의 법적 근거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대미투자 이행에도 논리적 모순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상호관세가 무효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기존대로 무역 합의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통상 압박 카드가 많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합의한 룰을 깨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미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는 우리 조선업에도 돌파구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대미투자 전면 무효화가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대법원 판결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그들의 합의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한다”며 무역합의 무효화 기대감을 일축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롭게 적용된 체제에 맞게 움직여 왔는데, 다른 체제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무역정책의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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