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 ‘임시 수입 관세’를 전격 가동했다. 다만 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면서, 글로벌 제약 공급망은 일단 직접적인 관세 충격을 피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조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후 브리핑에서 해당 조치가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0시1분부터 발효되는 ‘임시 수입 세금(Temporary Import Duty)’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는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법적 근거로 한다. 대통령이 무역적자 등 비상 상황에서 최대 150일간 한시적으로 15% 이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다만 이 기간 이후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백악관은 동시에 적용 제외 품목도 공개했다.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천연자원과 비료, 핵심 광물, 에너지 제품, 일부 농산물과 함께 의약품 및 원료의약품이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승용차와 일부 항공우주 제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 상품도 이번 임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반면 소액 해외 직구에 적용되던 ‘최소 허용 기준(de minimis)’ 중단은 유지돼, 저가 수입품에는 관세 부담이 이어진다.
이번 조치는 같은 날 나온 미 연방대법원 판결의 직접적인 후속 대응이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됐던 기존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섰다며 6대3으로 위법 판단을 내렸다.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서 시행됐던 국가별 상호관세와 일부 국가 대상 제재성 관세는 효력을 잃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와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거론하며 “궁극적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걷게 될 것”이라며 추가 관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의약품이 면제 대상에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의약품 공급망 불안과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제약 분야까지 관세를 확대할 경우 의료 물가 급등과 환자 접근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기업들은 단기적인 직접 타격은 피했지만, 150일 한시 조치 이후 정책 방향에 따라 다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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