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 글로벌관세 도입 등 사태전개 파악 및 영향 분석 집중
불확실성 재확산에 우려…"정부 대책 마련되는 대로 합심 대응해야"
車·반도체 등 품목관세 리스크 지속…펜타닐관세 무효에 中수혜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보경 임성호 윤민혁 기자 = 재계는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미 대법원의 위법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과 동향을 긴장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10% 글로벌 관세 부과를 들고나오는 등 관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함으로써 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재계는 지난해 한미 협상 타결을 통해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관세 리스크가 이번 판결 이후 재점화, 연장될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21일 재계는 이번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와 관련 영향 등을 긴장 속에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서명하며 즉각 대응에 나서는 등 판결 이후 사태가 유동적인 만큼 정확한 상황 파악이 급선무라는 인식이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입법 지연 등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거론한 데 이어 이번 판결까지 나오며 정책 불확실성이 재확산한 데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상호관세에 대한 법적 판단은 마무리됐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차분히 상황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관세 정책이 계속해서 변하면서 대응에 어려움이 컸다"며 "현재로선 이번에 또 어떤 변동이 있을지 자세히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도 특별한 언급이나 동요 없이 사태 파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미 협상 결과 25%에서 15%로 관세율이 낮아진 자동차 업계는 품목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한 만큼 당장의 특별한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자 및 부품은 상호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고, 별도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에 의한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황이 명확히 정리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판결의 의미나 향후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품목관세를 정하지 않는 등 리스크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사태 전개를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아울러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만큼, 관세뿐만 아니라 수출통제, 대미(對美)투자 요구 등으로 압박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이 관세를 무작정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이 공급자 우위인 시장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자국 빅테크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새로운 압박 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 만큼 다방면에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된 31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제안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협상 타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 MASGA는 세계적 수준인 우리나라 조선산업 기술로 침체한 미국 조선산업을 부흥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2025.7.31 image@yna.co.kr
조선업계는 지난해 한미 협상의 결과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이번 판결로 영향을 받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관세협상 결과로 주요 조선사들이 미국 투자 및 사업 계획을 결정했는데, 이번 판결로 협상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면 새로 계획을 짜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무역에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로선 당장 관세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략을 바꾸기도 어려워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사안인 만큼 정부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협력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상호관세와 함께 펜타닐 관세도 무효화되면서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에 중국은 상호관세에 더해 10~20%의 펜타닐 관세까지 부과받으면서 상호관세만 적용받던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있었으나, 이번에 이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경쟁국들과 동등한 입장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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