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중간에 매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젠 매체가 대통령의 SNS를 허겁지겁 따라가며 기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당연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일상은 바빠졌습니다. 일과 시간은 물론 저녁 퇴근 후, 심지어 야심한 시간까지 대통령의 메시지를 챙겨봐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이나 세금제도처럼 경제적으로 민감한 민생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읽어야 하니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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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올리는 SNS의 숫자가 ‘어떤 패턴’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특정 시간대에 올리는 빈도수가 높거나 요일별로 다른 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글의 내용을 갖고 하는 ‘질적 분석’이 아닌, 글의 숫자를 대상으로 ‘양적 분석’을 하는 것이죠.
분석의 착안점은 일본 영화 ‘데스노트1’에서 가져왔습니다. 영화 속 ‘키라’(주인공 라이토)의 정체를 좁혀 가는 과정에서 경찰은 희생자 발생 시점을 요일·시간대로 찍어 봅니다. 그 분포가 대학생의 학교 시간표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키라를 ‘대학생’으로 특정합니다. 현실에서도 비슷한 접근이 가능할까 싶었습니다.
문제는 데이터였습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SNS 메시지를 내는 이 대통령의 페이스북, 엑스(X, 예전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계수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게시된지 사나흘 넘은 SNS 메시지는 업로드 시간을 알기 어려운 단점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각고의 고민과 노력 끝에 이를 극복하고 만들어봤습니다. 추정치이지만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 19일 오전까지 401개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가로축에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을 깔고, 세로축에는 0시부터 24시까지 ‘시간’을 배치했습니다. 이렇게 배치하면 대통령의 ‘라이프 패턴’이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특정 요일이나 특정 시간대가 비어 있으면 의미있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분석 데이터를 시각화하니 그림 위 점은 거의 모든 시간대에 분포해 있었습니다. 수면 시간 정도에만 비어 있었죠. ‘잠자는 시간 빼고 일하는 구나’라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중에는 야심한 밤에도 SNS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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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빈도수가 다소 줄어드는 듯 보이지만 크게 줄어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주말이나 평일이나 다를 게 없이 일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밤중에도 주말에도 대통령은 메신저를 통해 국무위원들을 찾고 질문한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SNS는 그런 그의 일과 중 하나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취임 후 ‘월(月) 기준’ 기간별로 구분해봤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자정 이후 새벽녘까지는 메시지 빈도가 없거나 낮았는데 올해 들어, 특히 2월 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새벽에도 SNS 메시지가 나오는 ‘24시간 풀가동’ 국면이 된 것이죠.
실제 임기 초라고 할 수 있는 6월부터 9월까지는 오후 시간대에 SNS 메시지가 집중됩니다. 저녁 무렵에 피크를 찍는 흐름입니다. 10~12월과 1월에는 퇴근 이후 시간대의 비중이 더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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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서는 이 분포가 살짝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낼 때와 겹치는 때죠. 동계올림픽 경기가 새벽에 있고 이들 선수에 대한 격려 메시지가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할 듯 합니다.
그림만으로는 감이 안 올 수 있어 직접 ‘건수’와 ‘비율’을 표로 만들어봤습니다. 2월에는 심야·이른 시간 비중이 확실히 올라가 있습니다. 물론 2월 한 달만 떼어 보면 표본이 적을 수 있고, 이 때문에 변화가 더 크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대 재배치’라는 신호 자체는 분명합니다. 이전엔 퇴근 후(18~24시)가 두텁던 패턴이, 2월에는 심야·이른 시간대로 일부 이동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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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보면 메시지의 절반 정도는 일과 시간에, 나머지 절반은 저녁과 아침 시간대에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주중과 주말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낮·밤, 주말 상관없이 눈뜨면 일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사 밑의 부하 직원들도 눈치껏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시아경제에서는 지난 20일 ‘1인당 초과근무 月 62시간’ 기사를 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기사를 링크하며 직원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국민을 위해 일을 더 해야한다는 메시지는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한 시간은 대한민국 국민 5200만의 시간이다’는 말은 대통령의 SNS시간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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