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4 '듀얼빈'...삼성 성능, SK 물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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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BM4 '듀얼빈'...삼성 성능, SK 물량 '승부'

한스경제 2026-02-21 09: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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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 AI 가속기 ‘베라 루빈’부터  HBM4를 성능별로 구분해 공급받는 ‘듀얼 빈(Dual Bin)’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 AI 가속기 ‘베라 루빈’부터  HBM4를 성능별로 구분해 공급받는 ‘듀얼 빈(Dual Bin)’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성능 극대화를 위해 고대역폭메모리 HBM4를 성능별로 구분해 공급받는 ‘듀얼 빈(Dual Bin)’ 전략을 검토한다. 

듀얼 빈은 하나의 제품군 안에서 성능이나 스펙을 기준으로 두 개 이상의 등급으로 나눠 공급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에 엔비디아는 HBM 공급부족을 대비해 AI칩 제품에 대한 공급망보다고성능 HBM4 확보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HBM 경쟁이 양산 시점과 총공급 물량이 중심이었다면 HBM4부터는 동일 세대 안에서도 성능 등급에 따라 시장이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HBM4의 단순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최상위 제품 공급과 차상위 제품의 공급 물량에 따라서 실질적인 수익과 직결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구조적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HBM4를 동작 속도 전력 효율 수율에 따라 최상위와 차상위 등급으로 나눠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BM4의 경우 초당 11.7Gb 이상을 구현하는 최상위 빈과 10Gb대 제품을 차상위 빈으로 구분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 베라 루빈이 만든 분기점

베라 루빈 세대부터 GPU 집적도와 연산 성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메모리 병목이 설계 단계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연산 장치 속도는 빨라졌지만 메모리 전송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진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플래그십 모델에서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기술 리더십의 상징이다. 그러나 모든 물량을 최고 사양으로 채우기에는 수율과 가격 부담이 따른다. HBM4 가격은 전작 대비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고가 구조 속에서 성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듀얼 빈 전략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절충안이다. 핵심 제품에는 최상위 빈을 적용하고 일부 파생 모델에는 차상위 빈을 활용해 성능과 물량을 병행 관리하는 방식이다.

◆ 삼성, 최상위 제품 경쟁에서 스펙 우위

최고성능의 HBM4 공급으로 유력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공식화했고 성능면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가 설계한 HBM4는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의 표준인 8Gbps를 크게 상회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11.7G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최대 13Gb까지 가능하다고 삼성 측은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단계부터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nm,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해 엔비디아의 추가 데이터속도 향상 요구에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한번의 재설계 없이 최대 13Gbps까지 동작가능한 HBM4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면서 “AI 모델 규모 확대에 따른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엔비디아가 최고 성능 확보에 무게를 둔다면 삼성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 SK, 수율과 고객 인증 경험 강점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와 HBM3E에서 이미 대규모 양산과 고객 인증 경험을 축적했다. 1b 공정 기반 HBM4를 통해 수율 안정성과 공급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HBM은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고객 인증과 장기간 수율 데이터 축적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도 조만간 엔비디아에 HBM4를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HBM4에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낮은 수준의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을 적용해 삼성전자 대비 데이터 속도 상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최고성능 제품 공급보다 공급물량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듀얼 빈 전략이 현실화되고 엔비디아가 지속적인 제품 데이터 속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는 최고성능의 제품 공급보다 안정적 물량을 확보하며 점진적으로 최상위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최고성능의 HBM4 제품 공급사가 공식화되는 것은 다음달이다. 엔비디아는 3월 16일(현지시각) ‘연례개발자회의(GTC) 2026’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HBM4가 탑재된 베라루빈도 공개될 전망이다.

◆ 점유율 보다 수익 구조 경쟁

이와 같은 변화의 본질은 시장 경쟁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동일 세대 HBM4라도 최상위 제품과 차상위 제품의 구성 비율에 따라 평균 판매단가와 마진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

최상위는 프리미엄 마진을 담당하고 차상위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구조다. 결국 누가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등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부터는 단순 점유율보다 최상위 비중이 실질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다”며 “삼성과 SK의 전략 차이가 공급망을 이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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