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2026년의 첫 연휴가 끝났습니다.
달력을 넘겨보니 설 연휴가 지난 3월과 4월에는 아쉽게도 눈에 띄는 연휴가 없어 일상이 단조롭게 느껴지기 쉬운데요.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방법들로 활력을 더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쉽고도 깊이 있게 삶의 변주를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 아닐까 싶은데요.
새로운 계절을 기다리는 설렘을 담아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센티멘탈 밸류
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이라는 역설
‘가까운 사람일수록 관계에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죠. 그 대표적인 관계가 가족일 텐데요. 내면의 불안이 사랑을 통해 상처와 성장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을 받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의 요아킴 트리에 감독이 배우 레나테 레인스베와 다시 만났습니다. 사랑할>
요아킴 감독의 신작 <센티멘탈 밸류> 의 제목은 오래된 물건이나 사진처럼 남들에겐 평범해도 자신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정서적 가치를 지닌 것을 의미하는데요. 감독은 이 개념을 물건이 아닌 가족 간의 ‘부채감’과 ‘애증’으로 옮겨 한층 확장된 인간 내면을 포착했습니다. 전작에서는 사랑에서 방황하는 인물이 청춘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가족을 넓혀 더 깊은 관계의 결을 보여주죠. 센티멘탈>
영화는 가족을 떠난 영화감독 아버지와 연극배우로 성장한 딸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어떤 연인을 사랑할지는 선택할 수 있어도 가족은 그럴 수 없죠. 가까운 만큼 상처도 쉽게 생기고 오랜 시간 쌓인 감정은 갈등으로 폭발하기도 합니다. 요아킴 감독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끝내 가장 아픈 곳을 찌르고 마는 관계의 역설을 정교하게 그려냈는데요.
작품은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8개 후보에 오르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레나테 레인스베를 포함한 주요 출연진 4명 전원이 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에 이어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돼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삶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복잡한 감정들을 한 편의 영화로 담아낸 영화 <센티멘탈 밸류>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센티멘탈>
전시 권오상의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
기술과 예술, 공존과 가치
어느 순간 일상에 스며든 인공지능(AI)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메시지를 뚜렷이 전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전시 <권오상의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 의 핵심 키워드인 ‘심플렉시티(Simplexity)’는 단순함(Simple)과 복잡함(Complexity)의 결합을 의미합니다. 이번 전시는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에르메스, BMW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지드래곤,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주목한 현대 미술가, 권오상 작가가 함께했는데요. 그는 찰흙이나 돌 같은 전통적인 조각의 재료 대신 ‘사진’이라는 평면 매체를 입체로 변환해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넓혔습니다. 권오상의>
권오상 작가의 작업 방식은 AI의 작동 원리와도 닮아있습니다. 수천 장의 사진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작가의 ‘사진 조각’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AI의 프로세스를 떠올리게 하죠. 다만 그는 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을 드러냅니다. 2차원 사진이 3차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왜곡과 굴절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역설적으로 복제 불가능한 인간 고유의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는데요. 기술의 편리함 대신 수작업이라는 노동이 묻어난 작품을 보며 AI 시대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번 전시는 LG유플러스의 주최로 마련됐습니다. 전시장 한켠에는 자체 AI 기술 ‘익시오(ixi-O)’를 활용한 체험 공간도 준비됐는데요. 작가와의 실제 통화 내용을 학습한 AI가 관람객의 질문에 능동적으로 답하는 모습을 통해 기술의 발전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기술과 예술이 결합해 새로운 감각의 축적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 <권오상의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 은 내달 31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일상비일상의틈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권오상의>
공연 안나 카레니나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 의 유명한 첫 문장입니다. <안나 카레니나> 는 김영하 작가가 무인도에 가져갈 단 한 권의 책으로 꼽았을 만큼 많은 사람의 인생 책으로 불리는데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안나 카레니나> 는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 탓에 완독하기 어려운 책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합니다. 그런 대작이 7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안나> 안나> 안나>
고전이 현대에도 여전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본질을 관통하기 때문일 겁니다. <안나 카레니나> 는 사회적 관습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안나를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관계와 삶의 질문을 마주하게 하죠. 안나>
원작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는 과정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것 역시 하나의 즐거움이죠.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러시아 연출가 알리나 체비크는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삶에 집중했는데요. 그는 원작을 처음 접했을 때 안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이라는 가치를 향해 모든 것을 던진 안나의 용기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화려한 무도회장과 드레스, 러시아의 설경을 구현한 무대도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여기에 초연부터 함께한 옥주현을 비롯해 김소향, 이지혜 배우가 주연 ‘안나’를 맡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극의 깊이를 더할 예정입니다.
러시아의 겨울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불멸의 사랑을 담아낸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는 오는 3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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