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자주국방을 위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과 스마트 정예강군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처음으로 직접 언급하면서 국정과제인 통합 사관학교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첫 통합임관식…신임 소위 558명 탄생
李 "의존적 사고 버려야…스마트 정예강군 만들 것"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 참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국방력을 갖고 있다.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방비만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 배에 달하는 세계 5위의 군사력 강국"이라며 "우리나라는 우리의 힘으로 지킨다는 강력한 자주국방의 의지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여전히 자주국방이 불가능하다는 의존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며 "이제 이런 낡은 인식과 태도는 구시대의 박물관으로 보내버려야 한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남이 아닌 스스로 만드는 것이며 스스로 힘을 키워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주체적 의식을 확고히 할 때 자강의 노력도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작권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방력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바탕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회복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주도해 나갈 때 진정한 자주국방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 정세에 대해 "우리가 마주한 안보 현실은 매우 엄중하다. 한 세기 동안 쌓아 올린 평화와 번영의 근간인 국제 규범은 자국 이익을 앞세운 힘의 논리에 위협받고 있다"며 "각자도생과 약육강식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시대에 안주하여 미래를 대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세계정세를 이해하고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나라, 누구도 감히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국방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중 하나로 사관학교 통합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2017년 이후 9년 만에 통합임관식을 열었다. 앞으로는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미래 전장을 주도할 국방 인재를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현대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땅과 바다, 하늘 모든 영역에서 통합된 작전 수행 능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또, 스마트 정예강군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전장에는 드론 등 무인 기기들이 배치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유·무인 복합체계가 고도화된 미래전에 능동적으로 대비하지 못한다면 자주국방의 미래는 없다"며 "정부는 첨단 무기체계 도입을 비롯한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여러분도 타성과 관성에서 벗어나 미래전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과 작전 개발에 주도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군의 과오를 반성하고 절연해야 한다. 오로지 주권자인 국민만 바라보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한다"며 "임관한 순간부터 오직 국민을 위해 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충실한 대한 국군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여러분이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할 때 국민께 신뢰받는 군으로 거듭나고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걸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는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말을 남겼다.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찬란하게 빛나도록 국군 통수권자로서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통합임관식에서는 558명의 신임 장교가 임관했다.
2017년 3개 사관학교와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ROTC), 국군간호사관학교 통합임관식이 치러진 적은 있으나 3개 사관학교만 통합해 임관식을 개최한 적은 없었다.
이번 통합임관식은 '국가 수호의 선봉, 하나 되어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열렸으며 신임 장교들과 가족·친지 등 2천여 명이 참석해 임관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행사는 국군 통합 의장대 공연, 임관사령장 수여, 계급장 수여, 임관 선서, 신임 장교 '국가수호 결의' 제창 등 순서로 진행됐다. 식후에는 신임장교들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합동 축하 비행이 이어졌다.
대선공약 국정과제 '사관학교 통합' 첫 언급
국방부, 의견 수렴해 단계적 추진
이 때문에 이날 임관식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가 된 사관학교 통합의 본격적 추진에 대한 신호탄으로도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육·해·공군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단계별로 군 교육기관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대통령 당선 후 국정기획위원회가 서울 육사와 경북 영천의 3사를 통합한 뒤 해사·공사와 통합하는 '2단계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좀 더 구체화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장관 후보자 당시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및 정책연구를 통해 통합 방안을 마련해 사관학교 통합을 단계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가 국군사관대학교를 신설하고 기존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그 아래 단과대 개념으로 통합하는 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국군사관대로 입학한 학생들은 1·2학년 때는 기초소양 및 전공기초교육을 받고, 3·4학년 때는 각 사관학교에서 전공심화교육과 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일부는 입학 때부터 전공을 정하고, 일부는 2학년을 마친 뒤 전공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통합 사관학교가 실현되기까지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은 각 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데다, 군 조직 개편 문제를 넘어 입시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관군 자문위는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육사를 그대로 두어 1·2학년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우수한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관학교 통합 자체에 대한 군 내부 거부감도 여전하다. 국방부가 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별도로 내지 않은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사관학교 통합 및 개편 방식과 관련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연구용역을 의뢰해놓은 상황이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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