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빌딩 숲 사이에서 숨 가쁘게 흐르는 일상을 살다 보면, 문득 시선을 높여 하늘과 맞닿은 산등성이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멀리서만 지켜보던 그 능선은 때로 지친 마음에 말 없는 위로를 건네고, 직접 걸어 들어오라고 조용히 손짓하는 듯하다. 서울의 유일한 국립공원인 북한산은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휴식처이자,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의 기운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는 “한 번쯤은 꼭 올라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인 봉우리로 꼽힌다.
북한산 백운대 / 비짓서울 홈페이지
북한산에는 백운대로 향하는 길이 여러 갈래 있지만, 정상까지 가장 빠르게 닿을 수 있는 코스는 강북구 우이동의 백운대 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이른바 ‘스피드 하이커’들이 즐겨 찾는 이 코스는 정상까지 대략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시간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입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가 이어져 숲의 분위기를 느끼며 걷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고도가 오를수록 길은 돌이 많은 구간으로 바뀌고, 산행의 성격도 한층 뚜렷해진다. 특히 마지막 구간은 가파른 화강암 암벽을 와이어로프에 의지해 올라야 하므로, 손과 발의 위치를 꼼꼼히 확인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산 백운대 / 비짓서울 홈페이지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서는 기본 준비가 필수다. 백운대 일대는 바위 구간이 많아 미끄러짐 사고를 막기 위해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사가 급한 암릉에서는 체력 소모가 빠르게 늘어나므로, 중간에 있는 백운 대피소 같은 거점에서 숨을 고르고 수분을 보충하는 편이 좋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강해질 수 있으니, 땀을 닦을 수건과 체온 유지를 위한 가벼운 겉옷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말에는 탐방객이 몰려 정체가 생길 수 있으니, 하산 시간을 넉넉히 잡고 일몰 전에 산을 내려올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산 백운대 / 비짓서울 홈페이지
북한산 국립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생태계 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입산 시간 지정제’를 운영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계절별로 입산 가능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야간 산행은 엄격히 금지되므로, 산행 전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기상 상황과 탐방로 통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친 숨을 고르며 도달한 백운대 정상은 837미터 높이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발 아래로는 도심의 윤곽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눈앞에는 인수봉과 만경대가 만들어내는 능선이 또렷한 선으로 이어진다. 바위 위에 앉아 땀을 식히며 맞는 바람은 올라오는 동안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준다. 정상석 옆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순간에는, 잠시나마 일상의 생각이 뒤로 물러나는 느낌도 든다. 짧은 시간 안에 성취감과 전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백운대 코스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결국 그 ‘가까이 있지만 확실히 다른’ 하루를 만들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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