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이 임박했다. 미국 현지는 물론 전 세계에서 세계적인 두 스타가 뛸 경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오는 2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LAFC와 인터마이애미가 2026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개막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LAFC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 대신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다. LAFC는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 22,000여 석에 불과한 BMO 스타디움 대신 더 큰 경기장을 대관하곤 한다.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1923년 개장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기장 중 하나로 1932년과 1984년 LA올림픽 당시 개회식과 폐회식을 한 곳이다. 2회 이상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인 곳은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이 유일하며, 2028 LA올림픽에도 해당 경기장에서 개회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77,500석의 웅장한 관중석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경기장이 만석이 돼도 LAFC 역대 최다 홈 관중 기록은 뚫지 못한다. LAFC는 2023년 LA갤럭시와 ‘교통체증 더비’를 로즈 볼 스타디움에서 치렀는데, 당시 82,110명 관중이 경기를 찾았다. 그래도 현재 LAFC와 인터마이애미 경기 재판매 티켓 가격이 최고가 3,000달러(약 435만 원)를 넘는 등 손흥민과 메시를 보기 위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최대 화두는 메시의 출전 여부였다. 프리시즌에 훈련만 참여하고 친선경기에서는 휴식을 취한 손흥민과 달리 메시는 인터마이애미 최고 스타로 페루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했다. 지난 8일 에콰도르의 바르셀로나SC와 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는데, 당시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햄스트링 부상은 최소 2주 휴식 기간이 필요해 당초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했는데, 인터마이애미는 18일 공식 SNS를 통해 메시가 팀 훈련에 복귀한 사진을 게재한 데 이어 20일에는 비행기를 타고 LA에 도착한 메시 사진을 공개하면서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메시와 손흥민은 높은 확률로 개막전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두 선수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이번 경기는 손흥민의 LAFC 합류 이후 현지에서 줄곧 밀었던 ‘동부의 메시, 서부의 손흥민’이 직접적으로 맞붙는 첫 번째 경기다. 메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8경기 29골 16도움, MLS컵 6경기 6골 7도움 충격적인 활약으로 득점왕과 MVP를 싹쓸이했다. 인터마이애미도 메시와 함께 MLS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LAFC 합류 후 MLS 정규 시즌과 MLS컵을 합쳐 13경기 12골 4도움으로 맹렬한 기세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MLS 선수들의 시간당 공격포인트에서 메시는 47분당 1공격포인트로 1위, 손흥민은 68.9분당 1공격포인트로 2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2026시즌 MLS MVP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최근 MLS 전문가 15인이 투표한 MVP 예상에 따르면 메시는 9표, 손흥민은 5표를 득점했다. 샌디에이고 에이스인 안데르스 드레이어도 1표를 받긴 했지만, 사실상 메시와 손흥민의 양강 체제라 봐도 무방하다. 득점왕 예상에서도 메시가 5표로 1위였고 손흥민은 드니 부앙가, 헤르만 베르테라메와 함께 3표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어쩌면 두 팀의 맞대결이 MLS의 시작과 끝을 장식할 수도 있다. MLS 전문가들은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할 팀으로 인터마이애미를, 서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할 팀으로 LAFC를 꼽았다. 정규시즌 1위가 MLS컵 결승까지 오르는 걸 보장하지는 않지만, 현지에서는 두 팀이 MLS컵에서도 우승컵을 두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약 정말로 LAFC와 인터마이애미가 MLS컵 결승에서 만난다면, 2026년은 손흥민과 메시가 ‘알파이자 오메가’가 된다.
MLS는 두 선수에게 포커스를 맞추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일 MLS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vs메시: LAFC와 인터마이애미 슈퍼스타들이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손흥민 효과’와 ‘메시 매직’이라는 소제목을 달아 두 선수가 팀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과 경기력 향상에 주목했다.
인터마이애미와 LAFC는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MLS 구단 가치 1, 2위에 나란히 올랐다. 인터마이애미는 13억 5천만 달러(약 1조 9,537억 원), LAFC는 13억 2천만 달러(약 1조 9,103억 원) 가치를 지녔다. 3위 LA갤럭시가 10억 8천만 달러(약 1조 5,630억 원)임을 감안할 때 MLS의 패권은 인터마이애미와 LAFC가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부의 메시, 서부의 손흥민’이 마냥 과장된 표현은 아닌 것이다.
존 토링턴 LAFC 단장은 언젠가 자신의 팀이 인터마이애미를 넘어설 거라 자신했다. 우선 “손흥민의 인기는 두말할 것도 없다. 선수단과 구단 스태프 사이에서도 능력과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 정도 인기를 누리는 스타가 그토록 겸손하게 임하는 건 정말이지 독보적이다. 손흥민이 팀에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 이제 우리는 그와 함께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내면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손흥민을 칭찬했다.
아울러 “인터마이애미가 리그에 기여하는 바는 인상적이다. 그들이 투자하는 금액과 영입하는 선수들을 보면, 아르헨티나 출신은 물론 전 세계 선수들이 메시와 함께 뛰고 싶어한다는 걸 느낀다. 많은 이들이 메시를 역대 최고의 선수로 인정하며, 마이애미는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새 경기장 개장을 비롯한 여러 좋은 일들도 많다”라며 “우리도 손흥민, 위고 요리스, 부앙가, 과거에는 카를로스 벨라까지 그 이점을 활용하려 한다. 인터마이애미의 경쟁자로서 우리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기준이 아무리 높아져도 그 기준에 도달하고, 그걸 마침내 뛰어넘는 것”이라며 인터마이애미의 대항마를 넘어 MLS 최고로 LAFC를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마이애미는 이번 시즌에도 유력한 MLS컵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조르디 알바가 은퇴하긴 했지만 메시를 비롯해 루이스 수아레스, 로드리고 데폴 등 수준급 선수들이 건재하다. 골키퍼로 지난 시즌 MLS 베스트 11에 선정된 데인 세인트클레어를 데려왔고, 최전방 보강을 위해 멕시코 국가대표 출신 헤르만 베르테라메를 1,500만 달러(약 217억 원)에 모셔왔다. 토트넘홋스퍼 출신으로 유럽 무대 잔뼈가 굵은 레프트백 세르히오 레길론도 영입하는 등 전 포지션을 더욱 두텁게 했다.
인터마이애미의 2연패를 저지할 유력 후보로는 LAFC가 꼽힌다. 손흥민의 건재가 증명됐고, LAFC 득점을 책임졌던 드니 부앙가도 팀에 남았다. LAFC는 올겨울 부앙가를 플루미넨시로 보내는 것에 합의했는데, 대체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적이 지연됐다. 그 사이 플루미넨시는 겨울에 부앙가를 영입하는 걸 포기했다. 부앙가는 여전히 이적을 열망하는 걸로 알려졌지만, 적어도 올여름까지는 LAFC에서 손흥민과 발을 맞춘다. 둘은 지난 18일 레알에스파냐와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에 나란히 선발로 나서 손흥민이 1골 3도움, 부앙가가 3골로 변함없는 파괴력을 자랑했다.
인터마이애미에 비해 LAFC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착실한 보강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포르투에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한 미드필더 스테픈 유스타키오를 영입해 중원을 보강했다. 유스타키오는 챔피언스컵에 선발로 나서 날카로운 패스들로 진가를 입증했다. 아민 부드리와 타일러 보이드 등도 LAFC에 합류했고, 제이콥 샤펠버그는 이적 후 수술을 받고 복귀 시기를 조율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인터마이애미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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