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70만 시대...고착화 막을 청년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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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70만 시대...고착화 막을 청년정책 시급

투데이신문 2026-02-20 17:3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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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지난해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은 ‘쉬었음’ 청년이 처음으로 70만명을 돌파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이 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고용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쉬었음의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생애주기별 대책 설계는 물론 ~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지난해 20~30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7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청년층 인구 1235만8700명 가운데 5.8%가 일, 구직 활동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8000명, 30대는 3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20대 초반에 국한되던 ‘쉬었음’ 청년의 비중이 최근 20대 후반을 넘어 30대까지 넓게 퍼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청년 쉬었음의 사각지대: 세대별 상흔과 연령별 고착화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에는 20대 초반에 집중됐던 ‘쉬었음’ 청년 현상이 최근에는 20대 후반까지 확산되는 우상향 전이 패턴이 관측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정지운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진입 지체가 누적되면서 ‘쉬었음’이 특정 취약 계층의 문제를 넘어 청년기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팬데믹 진입기 코호트(1990년대 후반생)가 29세에 도달해서도 ‘쉬었음’ 비중을 유지하는 세대적 상흔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되는데, 이는 최근 세대(2000년대생)의 조기 고립 경향과 맞물려 장기적인 노동시장 활력을 저해하는 핵심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20대에 이어 30대 ‘쉬었음’ 인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용시장의 허리로 불리는 청년층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하는 실업자와 달리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돼 제도적 지원 대상에서 쉽게 배제된다.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상태로 분류되면서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될 우려가 높다.

청년들이 구직을 단념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양질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지난해 8월 국가데이터처의 비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 20·30대가 꼽은 쉬었음 사유는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31.0%)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건강’(20.7%), ‘다음 일 준비’(19.1%), ‘일자리 없음’(9.3%) 순이었다.

설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설 연휴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다만 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특징과 이행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쉬었음’ 청년층 증가를 청년층의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진 것으로 보는 일각의 해석과 달리 이들의 눈높이는 절대적·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과 평가’에서 임금 기대 수준이 다른 미취업 청년과 유사한 것은 물론 선호하는 일자리도 중소기업(48%)이 가장 많았다.

이에 ‘쉬었음’이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구조적 여건 변화 속에서 구직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변화, 경기 둔화와 같은 경기적 요인과 산업·고용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근 기업들은 정규직 일자리를 유지하는데도 부담이 크다며 신규 채용을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다. 이에 더해 기업들의 수시·경력직 채용 선호가 강화되면서 사회 초년생들에게 취업 시장의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를 보면 구직자가 많이 찾는 한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는 조사 당시 기준 14만4181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의 82.0%였다.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에 불과했다.

또한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흐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산업별 취업자 현황에 따르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지난해 12월 5만6000명, 올해 1월 9만8000명씩 줄었다. 해당 분야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4만~70만명대의 취업자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12월부터는 감소세가 관측됐다.

이에 쉬었음의 원인이 복합적임에 따라 생애주기별 대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층을 노동시장 초기 진입 실패군(19~23세), 구직 병목군(24~28세), 장기 고착군(29세 이상)으로 세분화해 정밀하고 차별화된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며 “특히 24~28세에게는 책상 위 스펙 대신 ‘프로젝트형 일경험’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장기 구직자의 ‘번아웃’ 방지를 위한 심리 상담을 필수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유럽연합(EU) 사례를 토대로 작성한 ‘해외 청년고용정책 실태 분석 및 정책 제언’을 통해 “니트(NEET) 등 중점 지원 대상을 세분화해 대상에 대한 이해부터 후속 조치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접근 방안을 단계적·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청년층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정량적 숫자나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실제 작동 기제임을 강조한 유럽의회의 결의안은 우리 청년 정책 논의에도 시사점을 던진다”며 “보통의 청년들이 삶에서 직면하는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청년의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적 장치를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충실히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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