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제분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위법성이 최종 확정될 경우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1600억원에 달할 수 있어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20일 대선제분·대한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CJ제일제당·한탑 등 7개 제분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전원회의 심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결과 확인된 위법 사실과 이에 대한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향후 심의를 거쳐 최종 처분 수위가 결정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간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판매가격과 공급 물량을 사전에 합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라면·제빵·제과업체와의 직거래 및 대리점 거래를 포함한 해당 시장에서 7개사의 점유율은 8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매출 규모는 약 5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이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보고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산술적으로는 1조1600억원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부과 금액은 각 업체의 가담 정도와 기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종합해 조정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시정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담합으로 형성된 가격 구조를 다시 설정하도록 하는 조치다.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당시 동일한 명령이 내려진 바 있어, 이번에 의결될 경우 약 20년 만의 재적용이 된다.
해당 업체들은 심사보고서 수령 후 8주 이내에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공정위 유성욱 조사관리관은 “평균적으로 담합 사건 처리에 약 300일 정도 소요된다”며 “이번 사건은 담당 과장을 포함해 5명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