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무역협정 후폭풍···TSMC 추가 투자설에 산업 공동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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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만 무역협정 후폭풍···TSMC 추가 투자설에 산업 공동화 경고

이뉴스투데이 2026-02-20 16:59: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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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북부 신주 바오산 지역에 지어진 TSMC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사진=연합뉴스]
대만 북부 신주 바오산 지역에 지어진 TSMC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미국과 대만의 무역협정이 타결됐지만, 대만 내부에서는 반도체 산업 공동화 우려와 재정 부담 논란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협정의 핵심 조건으로 거론된 2500억달러(약 36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25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직접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대만 기업들은 이를 통해 미국의 반도체 관세 면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 내역이 불투명한 가운데, 남은 약 1000억달러의 공백을 TSMC가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기존 투자 외에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 4곳을 더 지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투자액은 TSMC의 기존 1000억달러, 공급망 관련 300억달러, 폭스콘 등 대만 기업들의 서버 공장 확장 200억달러 등 약 1500억달러 수준이다.

대미 투자 규모를 총 165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TSMC는 웨이퍼 공장 6곳,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 센터 1곳 건설 계획을 공개한 상태다. 여기에 추가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대만 학계와 정치권에서는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 약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국립장화사범대 리치쩌 부교수는 “생산 능력이 해외로 분산되면 대만 반도체 산업의 ‘대체 불가능성’이 ‘중요하지만 대체 가능한’ 지위로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1야당 국민당은 핵심 기술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반도체 국가보안법’ 추진 방침을 밝히며 대응에 나섰다.

무역협정의 다른 조항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유지하는 내용과 2029년까지 2조7000억 대만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항공기·전력 설비 구매 약정, 미국산 자동차 관세 철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일방적 양보”라는 야권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의료기기·의약품을 추가 절차 없이 인정하는 시장 개방 조치 역시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 논쟁을 낳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이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재정과 정책 펀드까지 총동원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실제 대만 국부펀드인 국가발전기금(NDF)은 TSMC 설립 초기 직접 출자와 세제 지원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현재 자산 규모는 약 77조원까지 불어났다.

일본은 2030년까지 AI·반도체 산업에 10조엔(약 9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언급, 독일은 300억유로(약 51조원) 규모의 산업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에너지·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통해 527억달러의 보조금을 약속, 캐나다는 청정기술 투자액의 최대 30%를 현금 환급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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