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방출 위기를 겪던 유망주가 중원 핵심으로 거듭났다. 코비 마이누가 부활한 데에는 마이클 캐릭 감독의 굳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20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임시 감독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캐릭 감독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캐릭 감독은 올해 1월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맨유는 후벵 아모림 감독을 떠나보낸 뒤 이번 시즌까지 팀을 맡을 인물로 맨유 전설인 캐릭 감독을 낙점했다. 캐릭 감독에게는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소방수의 임무가 주어졌다. 이미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팀을 떠난 뒤 감독 대행으로 2승 1무 성적을 거둔 전례도 있었다.
캐릭 감독은 맨유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즐거워했다. “뉴캐슬로 가는 차 안에서 메시지를 받았다. 좋은 소식이라 기뻤지만 당시엔 꽤 침착했다. 오만이나 무심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귀결로 느껴졌다”라며 “당연히 기뻤지만 고속도로에서 환호성을 내지르진 않았다. 아내에게 전화해 ‘이런 일이 생겼다’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캐릭 감독은 그때를 뛰어넘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인상적인 행보를 펼쳐나갔다. 데뷔전이었던 리그 2위 맨체스터시티와 더비에서 2-0 완승을 거둔 데 이어 리그 1위 아스널과 맞대결에서도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풀럼과 경기에서도 3-2 극장승으로 올드 트래퍼드를 ‘꿈의 극장’으로 만들었고, 토트넘홋스퍼전에도 2-0으로 4연승을 구가했다. 웨스트햄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는 1-1 무승부에 그쳤지만, 알렉스 퍼거슨 경이 팀을 이끌던 시절 선보였던 빠른 역습과 ‘위닝 멘털리티’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맨시티와 아스널을 연달아 격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1월 이달의 감독상도 수상했다.
캐릭 감독은 스리백을 포백으로 바꾸면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그중에서도 2005년생 맨유 성골 유스 마이누를 선발진에 복귀시킨 게 특기할 만하다. 마이누는 올 시즌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못하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아모림 감독과 마이누의 관계도 점차 험악해져 이번 겨울 마이누가 다른 팀으로 최소한 임대를 떠나는 게 기정사실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캐릭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마이누를 카세미루의 중원 파트너로 낙점했다. 마이누는 선발로 나선 첫 경기부터 너른 활동량과 정확한 연계로 맨유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이누 덕에 2선으로 올라간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매 경기 걸출한 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마이누가 연결고리를 맡은 덕에 레프트백 루크 쇼나 왼쪽 윙어로 나오는 선수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게 가능해졌다. 페르난데스나 카세미루의 영향력에는 못 미쳐도 마이누도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캐릭 감독 축구를 구현하는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캐릭 감독 입장에서는 마이누를 기용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캐릭 감독은 “마이누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내가 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을 때, 마이누는 13살 즈음 됐다. 그때부터 같이 일했다”라며 “나는 마이누를 알고, 함께 경험을 쌓았다. 마이누가 그렇게 큰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것도 봤다. 그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뤄낸 성과는 놀랍다”라고 마이누를 칭찬했다.
이어 “우리는 마이누가 얼마나 어린지 간과하곤 한다. 나는 그의 경기를 보는 걸 좋아했고, 그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잘 안다. 그래서 마이누를 기용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라며 “오랫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을 때 리듬과 경기력을 되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주문하지는 않았다. 그저 스스로 경기 감각과 리듬을 되찾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너무 많은 걸 말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몇 가지 간단한 조언만 줬다. 그의 잠재력을 믿는다. 마이누는 훌륭한 축구선수이자 엄청난 재능”이라며 마이누가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캐릭 감독은 오는 24일 에버턴 원정으로 남은 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캐릭 감독이 선수 시절 맨유에서 만났던 감독이자 에버턴의 살아있는 전설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마주한다. 에버턴은 끈끈한 축구를 펼치는 팀인 만큼 캐릭 감독에게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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