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출장에 PT부터 골프까지…'광저우' 매력에 빠진 K-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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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출장에 PT부터 골프까지…'광저우' 매력에 빠진 K-기업인들

르데스크 2026-02-20 16:4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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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의 성도(省都)인 광저우시가 '비즈니스의 성지(聖地)'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화남지방 최대의 경제무역도시인 광저우시는 최근 중국의 신흥 과학 도시로 발돋움한 곳이다. 특히 한국의 기업인들은 첨단 기술 산업의 메카로 변모한 도심에서 낮에는 사업 의견을 교류하고 밤에는 골프를 통해 파트너십을 다지는 이른바 '주경야골' 코스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광저우시에서 형성된 네트워크는 중국 시장 진출과 기술 협업을 위한 강력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낮에는 비즈니스 교류, 밤에는 골프로 친목 도모…광저우로 몰리는 K-기업인들

 

20일(현지시간) 중국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유력 종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이하 SCMP)는 '중국 광저우시가 어떻게 한국 관광객 급증을 이끌어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기업인들의 광저우 방문 급증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해당 기사에는 중국과 한국 간 상업적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한국 기업 임원들의 광저우 방문이 늘었고 이에 출장과 골프 여행 결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내용은 통계로도 입증됐다. 광저우시 내 한국인 인기 명소 중 하나인 '홀리데이 아일랜드 골프 클럽'의 경우 지난해 한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무려 81%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 방문객 증가율(4.4%)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광저우의 한 여행 가이드는 "한국발 골프 클럽 방문자들이 급증하면서 현지인들조차 티타임을 잡기 어려울 정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골프 플랫폼 '센텀 골프'의 앤드류 백 대표는 "광저우는 도시의 경제적 강점을 반영하듯 기업인을 위한 프리미엄 코스가 잘 갖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 중국의 신흥 과학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광저우시가 한국 기업인들 사이에서 실무 미팅과 네트워킹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아지트'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20일(현지시간)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게재된 기사 캡쳐 화면.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광저우시의 지리적 특징 역시 한국 기업들의 골프 비즈니스에 유리한 편이다. 인천에서 광저우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 30분에 불과하다. 또 공항에서 30~40분 이내에 다수의 프리미엄 골프장이 위치해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경기가 열린 지우롱후 골프 클럽, 홀리데이 아일랜드 골프 클럽, 풍신 골프 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풍신 골프 클럽은 중국 10대 명문 골프장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고급 회원제 클럽이며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VIP 룸과 다이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첨단산업 도시' 급부상한 광저우시, 한·중 협력 훈풍 타고 K-기업 中 진출 교두보 각광

 

골프는 극히 일부의 이유일 뿐 한국 기업인들이 광저우시로 몰리게 된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다. 광저우시가 최근 몇 년 사이 단순한 무역 도시를 넘어 세계적인 '첨단산업 도시'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발표한 '2025 네이처 인덱스 과학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광저우시는 세계 10대 과학도시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직전 해에 비해 두 계단 상승한 순위로 미국 첨단 기술의 상징인 샌프란시스코 베이(7위) 지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광저우시는 세계 각국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거점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유인 자율주행 비행체 인증을 획득한 '이항(EHang)'과 전동 수직이착륙기(eVTOL)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샤오펑후이톈(AeroHT)' 등 글로벌 UAM 시장의 양대 산맥이 모두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 중국 광저우시 경제 산업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광저우시는 이들 기업을 필두로 2026년까지 총 100억위안(한화 약 2조원) 규모의 프로젝트 100여개를 본격 시행해 도심 곳곳에 지능형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구축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저공 경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저공 경제'란 도심 곳곳에 5G 통신망과 연결된 버티포트를 건설해 퇴근길 정체 없이 비행체로 이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광저우시는 도시 전체 이동시간을 15분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저우시나 이곳 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이나 재력가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항'에 약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기지를 세우고 미래 UAM의 핵심 동력원으로 꼽히는 수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와 포스코와 코스맥스 등 주요 기업들도 광저우시 내에 지점과 법인 등을 설립해 제조·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중 정상 간의 긍정적인 관계 기류 역시 국내 기업인들의 발길을 광저우로 점점 더 많이 끌어들이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됐다. 한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위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 상당한 진전을 보였으며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경제·문화 전반의 협력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 전문가들은 광저우시에서 형성하는 사업적 네트워크는 중국 시장 진출의 강력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지난 1월 한중 정상 회담의 이재명 대통령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악수 장면. [사진=연합뉴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단행된 중국 정부의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조치는 기업들에겐 파격이나 다름없는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복잡한 서류 절차 없이도 언제든 현지 파트너를 만나러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실질적인 계약 체결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중국 현지에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무비자 조치 이후 현지 시장의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양국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 덕분에 실제 계약 논의도 훨씬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광저우시를 거점으로 형성된 민간 차원의 '비즈니스 아지트' 문화가 단순한 교류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강력한 기술 우방을 확보하는 전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이 핵심인데 한국과 가까우면서 중국 내에서도 첨단 기술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광저우시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최고의 비즈니스 성지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민감한 시기일수록 식사, 골프 등 비공식적 소통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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