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특별법 논의가 중대한 분수령에 섰다.
충남도가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안과 관련해 재정·권한 이양, 의회 기능 강화, 통합특별시 약칭 삭제 등을 담아야 한다는 충남도의회의 공식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도의회는 해당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행정통합에 반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충남도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한 특별법안에 따른 행정구역 통합 추진에 대한 충청남도의회 운영위원회 의견서’를 국회의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국무조정실장,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공문으로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의견서는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해 도의회가 찬성 의결했던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과 상당 부분 달라졌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도가 도의회에 공식적으로 의견 제시를 요청하면서 운영위원회 차원의 종합 의견이 정리됐다.
도의회는 의견서를 통해 “행정통합에 대한 찬성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제했다. 다만 국회 행안위 의결안이 양 시·도가 합의해 대표 발의한 원안에 포함됐던 핵심 특례를 대폭 삭제하거나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실질적 지방정부 구현이라는 행정통합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재정 자립 기반 확보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도의회는 “통합특별시가 자립적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일시적·재량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세 일부의 지방 이전을 통한 자주 재원 확보 규정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과 조직·인사·규제 혁신 등 자치권 보장을 위한 특례 조항 역시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특별시의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도의회는 “이는 수평적 결합이 아닌 흡수 통합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며 통합의 상징성과 지역 정체성을 고려해 약칭을 삭제하거나 통합의 의미를 담은 용어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새롭게 출범할 통합특별시의회의 권한과 기능 강화도 요구했다. 도의회는 “통합특별시에 대한 견제와 균형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의회사무기구의 조직권 독립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도의회는 △국세 일부 이양을 통한 자주 재원 확보 △조직·인사·규제 혁신을 포함한 자치권 보장 △통합특별시의회 기능 강화 △통합특별시 약칭 삭제 등을 특별법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충남도의회는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최근 국회 행안위 의결안이 당초 양 시·도가 마련한 법안과 비교해 핵심 특례가 상당 부분 수정·변경됐다”며 “도의회 의견이 특별법안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중부권 광역 경쟁력 재편과 직결된 중대 과제다. 재정과 권한 이양이라는 실질적 내용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명분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입법 과정에서 자치분권의 원칙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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