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제주 한옥 호텔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환대의 기록, ‘호텔 도깨비’가 안방극장에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데뷔 54년 만에 첫 리얼리티 예능에 도전한 배우 고두심은 호텔의 중심축 ‘마스터 심이’로 나서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진심 어린 손님맞이로 프로그램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카메라 밖에서는 베테랑 배우, 카메라 안에서는 소탈한 제주 토박이로 변신한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방 안 사방에 카메라가 있다니… 숨 돌릴 틈이 없더라니까요.” 첫 관찰 예능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잠자는 공간 구석구석까지 촬영 장비가 설치돼 있어 사소한 행동 하나도 의식될 수밖에 없었다고. “후배들이 왜 대단한지 알겠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망설임 끝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고향 제주였다. “제주 이야기는 내가 제일 잘 알잖아요. 내 고장을 알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해야죠.”
권율, 김동준, 손나은, 이대휘 등 한참 어린 후배들과의 합도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엔 다 초면이었지만, 금세 가까워졌어요. 요즘 친구들, 정말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그는 나이 차이를 의식하기보다 농담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고 했다. 촬영 종료 후에도 단체 채팅방을 이어가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 중이라는 귀띔도 덧붙였다.
호텔 운영은 예상보다 훨씬 고된 일이었다. 특히 주방은 ‘멘붕’의 연속이었다고. “셰프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가 다 해야 하더라고요.” 그때 구원투수로 나선 인물이 김동준이었다. 대용량 요리를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에 연신 감탄이 나왔다는 후문. “집밥은 자신 있는데, 업소용 큰 냄비는 또 다르더라”며 웃었다.
밖에서의 살림은 ‘곤대장’ 전성곤이 책임졌다. 새벽 공항 픽업부터 무거운 짐 운반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묵묵히 뛰었다고. “불평 한마디 없이 해내는 모습이 참 든든했죠.” 팀워크가 쌓일수록 호텔도 제 자리를 찾아갔다.
제주 토박이로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코스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한라산과 올레길을 꼽았다. 한라산의 기운을 직접 느껴보길 권하면서도, 화려한 관광지 대신 낮은 돌담과 골목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보라 했다. “올레는 집 대문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뜻해요. 그 안에 제주의 정서가 다 담겨 있죠.”
외국인 손님들과 김장을 함께한 순간도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다. 제주식 김치는 담백함이 매력이라고 설명하며, 어린 시절 하얗게 담가 곰삭혀 먹던 추억을 떠올렸다. 미역국을 두 그릇씩 비운 손님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는 고백도 전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믿어요.”
가장 인상 깊은 손님으로는 전통 혼례를 올린 이탈리아 가족을 꼽았다. “인생의 큰 날을 우리 공간에서 보냈다는 게 참 경건했죠.” 부모 곁을 맴돌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했다. 가족의 평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는 “요리 전문가 한 명은 꼭 필요하다”며 현실적인 바람을 전했다. 장소는 다시 제주여도 좋겠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두심은 이렇게 말했다. “‘호텔 도깨비’는 자극 대신 온기를 택한 프로그램이에요. 완벽하진 않아도, 사람 냄새 나는 시간을 담았죠. 시청자들도 그 따뜻함을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서툴지만 진심을 다한 환대, 그리고 제주가 품은 다정함. ‘마스터 심이’의 바람처럼, 이 ‘착한 예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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