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사회주의 강국 실현 첫 단계…9차 당대회 계기 '도약기' 진입 선언할 듯
러시아 뒷배 삼아 정치·경제 성과…경제실패 자인했던 8차 당대회 때와 대조적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개막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지난 5년간 이룬 경제적 성과를 자찬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이례적으로 '엄청나게'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경제 실패를 자인했던 5년 전 8차 당 대회 때와 비교하면 러시아라는 '뒷배'를 업은 김 위원장이 정치·경제적으로 높아진 대외적 위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회에서 이번 제9차 당대회에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에 충만"돼 임하고 있다며 "이것은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적대세력들의 야만적인 봉쇄와 제재책동", "자연재해와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 등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환경을 극복하며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대내외 위협 요인에도 불구하고 '자력갱생' 기조를 밀고 나가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대외적으로 보아도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짐으로써 세계정치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관계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국제적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하였다"며 '실패'를 인정했던 5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정치와 경제, 국방, 문화, 외교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당의 결정을 성과적으로 이행했다며 "시발을 뗀 중장기적인 계획들을 본격적으로 진척시켜야 할 중대한 시기"라고 밝혔다.
2035년까지 '사회주의 강국'을 실현한다는 '15년 구상'에서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하며, 이번 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두 번째 단계인 '도약기' 진입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핵·상용무력 병진 노선을 통한 국방력 강화와 경제 분야에서의 자력갱생 기조는 더욱 공세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5년 만에 자신감을 회복한 원천은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전격적인 우크라이나전 파병 결정은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와 같은 국방 분야에서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또, 반대급부로서 러시아에서 수혈받은 자원과 자본을 통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북한에 숨통을 틔운 측면이 있다.
러시아는 이번 당 대회를 맞아 최대 정당인 통일러시아당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위원장 명의 축전을 보내 각별한 지지를 표했다.
통일러시아당 위원장이 북한 당대회에 축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발표할 대외 기조에도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 측이 보낸 축전은 형식과 내용이 8차 당대회 당시와 유사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핵무기를 통한 체제 보장만을 고려했던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지역 내에서의 한국과 전략경쟁에도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개회사에는 대미·대남 메시지가 담기지는 않았지만, 당 대회가 통상 4~5일간 이어지는 만큼 이 기간 이뤄질 사업총화 보고 등 과정에서 관련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대회장 분위기는 지난 8차 때와 유사하게 연출됐다.
김정은 독자 체제 강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은 회의장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대신 노동당 휘장이 부착됐다.
거리에는 선전화와 노동당기가 내걸리는 등 코로나19 시기였던 8차 당대회보다는 한결 화려한 분위기 속에 회의장 내부에는 '일심단결', '이민위천' 등 선전 구호가 적혔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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