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청소년 SNS 중독' 재판서 증인으로 출석해 항변한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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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청소년 SNS 중독' 재판서 증인으로 출석해 항변한 저커버그

BBC News 코리아 2026-02-20 15:0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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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러 사내 내부 문건이 공개되는 가운데 그는 메타가 청소년 사용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주장에 맞서 진땀을 흘렸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이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중독성을 유발하는지를 가리는 이 기념비적인 재판에서 저커버그 CEO는 변호사들이 해당 문서들을 "곡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스타그램 외에도 왓츠앱, 페이스북 등도 소유한 메타에 대한 반발이 수년간 고조된 가운데, 이날은 저커버그 CEO가 배심원단 앞에 처음으로 선 자리였다.

구글'사의 '유튜브' 역시 피고에 이름을 올린 이번 재판은 수천 건에 달하는 유사 소송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틱톡과 스냅챗 또한 피고로 이름을 올렸으나 재판 직전 합의했다.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메타는 어린 사용자들을 보호하고자 노력해왔으며, 13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의 사용은 막아왔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하지만 'K.G.M'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원고 측 변호인인 마크 래니어는 저커버그 CEO와 다른 메타 직원들이 아동 및 청소년 사용자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에 대해 논의한 내부 이메일, 메시지, 연구 자료 등을 계속 제시하며 반박했다.

일례로 2019년 저커버그 CEO와 메타의 고위 임원 3명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회사의 "시행되지 않는" 연령 제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국 자유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영국 부총리를 지낸 뒤 메타의 글로벌 대외협력 책임자로 일했던 닉 클레그가 보낸 해당 이메일은 이로 인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래니어 변호사는 저커버그 CEO에게 2019년 인스타그램을 대행해 외부 업체가 실시한 연구 보고서도 제시하며 질문을 던졌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10대 사용자들은 "어떤 기분을 느끼든 간에 상관없이 자신이 중독돼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신들의 인스타그램 사용에 대해 중독자와 유사한 인식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인스타그램은 그들의 기분을 좋게도, 나쁘게도 만들 수 있으며, 이들은 인스타그램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 했다"고 말한다.

해당 연구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메타 내에서 진행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메타 측 폴 슈미트 변호사가 같은 보고서와 관련해 질문하자, 저커버그 CEO는 해당 연구에서는 인스타그램 사용의 "긍정적인" 측면도 언급돼 있다고 답했다.

슈미트 변호사는 해당 연구에 대해 사용자들이 자사 플랫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하려는 메타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자 자료도 공개됐다. 해당 연령대의 이용은 허용하지 않아 왔다는 메타 측의 기존 주장과는 달리, 해당 플랫폼에서 "트윈스(8~12세)" 이용자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의가 담겨 있었다.

저커버그 CEO는 13세 미만 이용자를 더 신속히 식별하지 못한 점을 "항상" 후회해왔다면서도, 메타가 "점차 시간이 지나며 올바른 지점"에 도달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대 사용자는 자사 광고 수익의 "1%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래니어 변호사가 트윈스 관련 문서를 맥락에서 벗어나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커버그 CEO는 메타는 13세 미만 아동은 "규제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을 개발하고자 "다양한 논의"를 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기는 많지 않지만" 자신도 "내 아이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 키즈'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저커버그는 아내 프리실라 챈과의 사이에서 세 자녀를 두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신은 내가 하는 말을 곡해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우리가 이와 관련해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래니어 변호사는 저커버그 CEO를 향해 10대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자 노력한 점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저커버그 CEO가 보낸 이메일 및 사내 메시지들을 제시했는데, 메타 직원들이 정확하게 "10대들의 사용" 및 이를 높일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다.

2015년자 이메일에서 저커버그 CEO는 임원진에게 그 해 자신의 목표는 "(사용자들의) 이용 시간 12% 증가" 및 "10대의 이용 추세 반전"이라고 말한다.

도 다른 임원이 보낸 2017년자 이메일에는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의 최우선 과제를 10대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회사 초창기에는" 임원진에게 사용 시간 증가를 목표로 제시한 적 있으나, 현재는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한 슈미트 변호사의 질의에 저커버그 CEO는 메타가 만약 이용 시간과 같은 지표에만 집중했다면 지금까지 이토록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것이 옳은 일이기에" 자신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의 "문제가 있는 사용"을 해결하고 수년간 노력했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슈미트 변호사는 2018년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이 일일 사용 시간 제한, 사용 시간 알림, 야간 알림 끄기 등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시했다는 예시를 들어 회사 측 입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래니어 변호사는 메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10대 이용자들이 이러한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일 사용 기능 제한 기능을 사용한 10대 이용자는 1.1%에 불과했다.

로리 쇼트
BBC
로리 쇼트의 딸 애널리 쇼트는 18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살 때부터 인스타그램을 이용했다는 K.G.M.은 이날 열린 재판에 참석해 경호원 및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출석한 저커버그 CEO 바로 맞은편에 앉았다.

이번 재판을 보고자 자녀를 잃은 부모들도 몰려들었으나, 좌석이 제한돼 일부만 입장할 수 있었다.

법원 밖에는 SNS 사용과 중독의 악영향으로 자녀가 피해를 보았다고 믿는 이들을 지지하고자 더 많은 유가족이 모였다.

로리 쇼트도 이러한 유가족 중 하나다. 쇼트는 18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딸 애널리 쇼트의 사진이 담긴 커다란 배지를 차고 있었다.

법원 밖에서 만난 쇼트는 "이러한 플랫폼들은 바뀔 수 있다"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바꾸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저커버그 씨,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앞으로 몇 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메타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전직 직원들도 증언으로 참석할 전망이다.

BBC가 알아본 결과, 닐 모한 유튜브 CEO 또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더 이상 증인으로 소환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주 신문에서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SNS 중독'이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스타그램을 하루에 16시간 사용한다고 해서 중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저커버그 CEO 또한 증언대에서 사람들은 "무언가가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오래 사용하는 경향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래니어 변호사는 무언가에 중독된 이들은 그 사용량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 CEO는 "그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여기에 적용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여러 가족, 주 검찰, 교육구들이 잇따라 제기한 수천 건에 달하는 유사 소송 중 하나다.

메타, 틱톡, 스냅챗, 유튜브와 같은 SNS 플랫폼들이 중독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수많은 아동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 중 29개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한 소송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재판에 앞서 우선 SNS 측이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명령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여기에는 메타가 사용자의 연령이 13세 미만으로 확인된 모든 계정을 삭제하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현재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려는 국가들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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