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전력망·석유화학···韓 대미투자 1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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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전력망·석유화학···韓 대미투자 1호는?

이뉴스투데이 2026-02-20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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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일본의 대미투자 2호 사업까지 윤곽이 드러나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 압박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현재 에너지·자원 인프라 분야가 투자 목록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1호 분야’로 어떤 사업이 낙점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미 투자 2000억달러 후보군은 크게 △원전·SMR(소형모듈원자로) △전력망·그리드 △석유화학 △LNG·석탄 등 에너지·중화학 인프라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가운데 원전과 전력망은 미국의 전력 수요 급증과 노후 설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꼽힌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산업 재건 정책으로 안정적 기저전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고 한국은 원전 시공 경험과 고압 송전·변전 기술, 기자재 공급 역량을 갖추고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분 투자와 금융 패키지를 결합할 경우 건설·기자재 수출과 장기 운영·유지보수(O&M) 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특히 원자력발전소는 단순히 건설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상업 운전에 들어간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정비 수요가 발생하는 구조다. 통상 한 차례 연료를 장전하면 약 18개월가량 운전한 뒤 두 달 안팎의 정기 점검과 연료 교체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운영·유지보수(O&M) 인력과 기술이 반복적으로 투입된다.

유지보수는 일회성 공사와 달리 원전 가동 기간 내내 반복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장기 먹거리’로 거론된다. 원전 호기 1기만 운영하더라도 1년 반 주기로 정비 수요가 발생하고 여러 기가 동시에 가동될 경우 관련 일자리와 용역 물량은 그만큼 늘어난다.

또한 원전 연료 교체와 각종 부품·소재의 주기적 교체가 뒤따르는 만큼 원자로 계통 설비, 계측·제어 장비, 특수 강재 및 정비 관련 중소·중견 협력업체 등 국내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부품·공급망 기업에도 지속적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실제로 해당 용역을 국내 기업이나 기관이 맡을 수 있을지는 계약 조건과 사업 구조에 달린 문제라는 점은 변수로 남는다.

문주현 단국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원전 투자 이후 운영·유지보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결국 어떤 계약을 맺느냐에 달린 문제이며 미국처럼 자체 인력과 운영 기반을 갖춘 국가는 외국에 운영까지 맡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특히 SMR은 아직 첫 건설 단계로 초기 비용과 리스크가 큰 만큼 미국이 동맹국에 초기 투자를 분산시킨 뒤 기술이 안정되면 자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분야 역시 유력 후보군이다. 미국이 제안한 현지 플랜트 지분 인수 방식은 값싼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설계·조달·시공(EPC) 참여와 장기 생산 지분 확보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투자 결정과 집행의 주체가 민간 기업이라는 점에서 최근 장기 불황으로 수익성과 재무지표가 악화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투자 여력이 존재할지 미지수다.

LNG·석탄 및 자원 개발 분야는 에너지 안보 협력 차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으나 사업성 검증이 관건이다.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이 오래전부터 한·일 자본 참여를 요구해 온 사업으로 장기 계약 구조와 가격 경쟁력이 명확해질 경우 협상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고 회수 기간이 긴 만큼, 관세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속도전’보다는 상업적 합리성을 전제로 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일본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전격 확정하자 한국 정부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실무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해 후보 사업과 상업적 타당성, 추진 절차 등을 협의하며 사전 조율에 착수했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전이지만 임시 추진체계를 가동해 유력 사업을 압축하는 등 일본에 이어 조속히 첫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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