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중요사항 담겼다 볼 수 없어"…수사 동력에 변수 될지 주목
상급심 판단 달라질 가능성…권창영 특검, 막바지 준비 작업 속도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기자 =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식 출범을 앞둔 2차 종합특검의 향후 수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전날 선고에서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노상원 수첩은 그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루어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악한 데다가 보관한 장소 및 보관 방법 등에 비춰보더라도 중요한 사항이 담긴 수첩이라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 내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려는 의도를 갖고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는데, 재판부는 수첩의 신빙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특검팀은 수첩에 주요 정치인과 진보 인사들을 '수거 대상'으로 언급하면서 이들의 처리 방안에 대한 메모가 담긴 점에 주목해 수첩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수첩에서는 "헌법 개정(재선∼3선)" 등 계엄 이후 구상을 적은 것으로 의심되는 문구나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기획한 흔적도 나왔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이 특검 수사 기간 내내 수첩과 관련한 진술을 거부하면서 메모 작성 시기와 실제 계엄 실행을 준비하기 위해 메모를 작성한 것인지, 윤 전 대통령 측과 소통하면서 메모를 작성한 것인지 등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내지는 못했다.
이에 특검팀은 수첩과 관련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이후 3대(김건희·내란·채해병) 특검의 기간과 입법 한계로 규명되지 못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상원 수첩 수사의 키는 지난 5일 임명된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쥐게 됐다.
2차 종합특검법은 노상원 수첩 등에 적힌 국회 해산 등 12·3 비상계엄 기획·준비 관련 의혹, 무장헬기 위협 비행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외환 의혹 등을 내란 관련 주요 수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전날 법원이 수첩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면서 향후 2차 종합특검의 관련 수사 진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권 특검은 법원의 판결과는 무관하게 특검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의혹들을 모두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상급심에서 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내란특검팀이 수첩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2차 특검이 관련 증거와 진술을 보완할 경우 이후 재판에서 수첩의 신빙성을 인정받을 길이 열려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권 특검은 특검보 인선과 사무실 마련 등 정식 출범 직전 막바지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보 5명은 내주 초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2차 종합특검 준비 기간은 최장 20일로, 이달 25일까지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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