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무역 혼란 막는 중요 방호벽…개도국 디지털 녹색 전환·AI 기회 독려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개발도상국 맹주'를 자처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방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해온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 개도국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19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현재 형세에서 WTO 개혁에 관한 중국의 입장 문건'을 WTO에 제출했다.
상무부는 "WTO는 경제 세계화에 개방·비차별·안정·예측가능의 제도적 보장을 제공해왔다"며 "다자 무역 체제는 일방적 관세 조치의 충격을 받았으나, 무역 긴장 국면이 고조된다고 해도 WTO 규칙과 메커니즘은 아직 무역 혼란을 막는 중요한 방호벽"이라고 했다.
이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출구가 아니고, 각 당사자는 다자 협력과 국내 개혁, 포용·호혜적 발전으로 경제 세계화가 가져온 현실적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개도국 회원국의 자기 인정 방법을 바꾸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더 정밀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특별·차별 대우(S&D) 조항을 실시하고, 개도국 회원국이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과 무역 발전 기회를 잡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상무부는 '공정 경쟁' 분야에 관해선 "국제 무역에 왜곡 효과를 만드는 정부 조치에 대한 토론을 지지하고, 투명성 강화를 통한 회원국 상호신뢰 증대를 주장했다"며 "회원국의 상이한 경제 체제와 발전 단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WTO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WTO가 직면한 운영 부진과 규칙 적자(현존 규칙이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층 개혁 협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하면서, 중국이 WTO 개혁에 관한 포괄적 정책 문건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WTO나 유엔 등 기존 다자기구 역할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하면서 각국에 고율 관세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제 질서 수호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국제 무역 특별·차별 대우를 추구하지 않고, 개도국 지위에서 벗어나 책임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개도국들의 발언권을 높이는 등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추진하겠다며 미국에 맞선 세력권의 구축 의지를 명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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