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사회적 고립에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노년층보다 30대가 관계 단절에서 비롯된 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관련 지원정책은 아동·청소년과 노년층에 치중돼 있어 정작 고독사 위험이 높은 중장년층은 정책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은 사회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서 사회적 관계의 부족 혹은 결핍에 대한 관련 개념이다.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 실태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교류가 없을 때 외로움을 체감하는 상관계수가 전 세대 가운데 30대(0.1319)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2023년 한국행정연구원이 성인 82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30대 상관계수는 20대(0.0126)에 비해 약 10.5배 높았으며 고독사 위험군인 60세 이상 노인층(0.0487)보다 2.7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30대에게 고립은 또래 집단이 기대하는 취업·결혼·독립 등 사회적 과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인식과 맞물리면서 스스로 뒤처졌다고 느끼게 만드는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교류가 없는 상태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없는 상관계수 또한 30대(0.2866)가 가장 높았다.
고립과 외로움이 더해지면 정신건강 위험은 급격히 커졌다. 사회적 교류와 지지체계가 모두 없는 것에 더해 외로움까지 느끼는 집단의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다는 응답률은 35.1%였다. 이는 교류가 있고 외롭지 않은 집단(1.7%)에 비해 20배를 넘는 수치다.
연구진은 “사회적 교류와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회적 고립 상태는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생각할 확률을 높인다”며 “그런데 외로움 감정은 사회적 고립의 부정적 영향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립의 양상은 생애주기별로 차이가 났다. 청년기에는 취업난과 경제적 자립의 어려움 속에서 소외감이 깊어지고 노년기에는 은퇴나 배우자와의 사별 같은 삶의 변화가 겹치며 고립과 외로움이 심화된다. 이 가운데 가장 취약한 집단은 중장년층이다. 2023년 기준 전체 고독사 가운데 61.3%가 50~60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태에도 3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아동·청소년·청년·노인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별 복지사업은 구축돼 있지만 중장년층은 보건복지부의 일상돌봄서비스를 제외하면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에서 거의 배제된 상태다. 중장년은 고독사 고위험군으로서 사회적 고립에 대응하는 전담 지원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생애주기에서 중장년이 비어 있는 사각지대로 부상해 전담 지원사업의 신규 개발이 필요하다”며 “또 지원사업의 법적 근거가 미비해 이에 대한 법제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립을 넘어 연결사회를 지향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고립 인구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느슨한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원과 지원체계를 뒷받침하는 법제화 등 안정적 제도화가 필요하고 지역 단위에서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다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민간의 사업을 엮을 수 있는 실질적인 수행주체가 담보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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