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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일본 관광업계가 4년 만에 역성장하며 ‘차이나 쇼크’의 늪에 빠졌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59만 75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월 이후 계속 이어지던 증가세가 4년 만에 꺾인 것으로, 코로나 이후 첫 월간 역성장이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국 시장이다. 1월 중국 본토에서 일본을 찾은 방문객은 38만 5300명으로, 1년 전 98만여 명 수준에서 60% 이상 줄었다. 연말인 지난해 12월 이미 45% 감소를 기록한 데 이어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두 달 연속 추락했다. 홍콩 역시 17~18% 안팎의 감소를 기록하며 같은 중화권 내 동반 부진을 나타냈다.
이번 급감의 배경에는 외교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사나에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 답변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일본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안보법제에 따라 일본의 군사 대응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경고하는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내년 3월까지 일본 노선의 환불·변경을 유연하게 허용하는 등 사실상의 ‘일본 여행 보이콧’ 흐름이 확산됐다.
중국의 여행 자제조치는 설 연휴 시점과 맞물리며 통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일본 관광에서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일본이 기록한 약 9조 6000억 엔 규모 관광 수입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면세 쇼핑과 지방 투어, 고가 숙박 소비에 강점을 가진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일본 주요 유통업계 전반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대만·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두 자릿수 증가세가 이어져 전체 감소 폭을 일정 부분 방어했다. 1월 한국 방문객은 약 117만~118만 명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안팎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 달 100만 명을 넘어섰고, 대만은 17% 증가한 약 69만 명, 미국은 14% 증가한 20만 7800명으로 나타났다. 엔저 효과와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방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인 요소다.
다케다 아쓰시 이토추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인 숫자는 줄었지만 다른 지역의 수요가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며 “서구권 관광객은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액이 커,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가 반드시 전체 관광 수입의 급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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