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한전KPS가 원전 확대 기대감에도 불구, 예상 밖 실적 부진을 기록하며 수익 구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외형은 유지됐지만 비용 급증과 사업 믹스 악화가 겹치며 마진이 크게 후퇴한 양상이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전KPS 경영 흐름을 두고 단순한 일회성 충격인지, 구조적 변화 신호탄인지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 한전KPS 2025년 실적, 컨센서스 하회…발전 설비 준공 이월 영향
최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전KPS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2억원으로 53% 줄며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률 역시 4.4%로 전년 대비 하락, 수익성 충격이 두드러졌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1조5765억원)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1401억원)은 3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3.5%에서 8.9%로 4.6%포인트 떨어졌다.
실적 부진 직접적 배경으로는 계획예방정비 물량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4분기 화력 정비 준공호기는 12기로 전년 대비 8기 줄었다. 원자력도 4기로 목표치(13기)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다수 호기 준공 시점이 올해로 이월된 영향이 컸다. 규제기관 승인 과정에서 추가 안전 요구가 발생하거나 장기 정비 절차가 필요해 일정이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발전 정비 사업이 규제 환경과 직결된 분야라는 점에서 일정 변동 자체가 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문제는 단순 물량 감소보다 비용 구조에 있다. 한전KPS는 지난해 재료비가 전년 대비 39.1% 급증하고 경비도 늘어나는 등 변동비 부담이 확대됐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한 안전관리 비용 증가 역시 판관비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비 역시 경영평가 등급 하락에도 크게 줄지 않았다. 여기에 매출 구성 변화까지 겹쳐 우려를 자아냈다. 수익성이 낮은 화력 매출 비중이 늘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원자력 매출이 줄며 전체 수익성이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발전 정비 기업의 경우 단순 매출 확대보다 어떤 발전원에서 매출이 발생하느냐가 이익률을 좌우하는데 이번 실적은 이러한 사업 구조 민감도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 시장, 일회성 부진 여부 촉각…“비용 관리·포트폴리오 개선 관건”
시장에서는 이번 부진이 일회성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기록한 8.9% 영업이익률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일시적으로 원가가 상승한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과거 평균 수준 마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일정 부분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자력과 화력 계획예방정비 목표가 각각 20기와 101기로 늘어 매출 성장성이 강화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한전KPS가 올해 매출 1조5830억원, 영업이익 18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완만한 실적 정상화를 예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구조적 마진 악화 가능성을 반영,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이는 회복 자체보다 낮아진 눈높이에서의 상대적 반등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공기업 특유의 비용 구조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영평가 등급 하락에 따라 성과급 등 노무비 감소 효과가 기대되나 퇴직급여 등 타 인건비 요인이 증가, 실제 비용 절감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민간 기업보다 비용 조정 속도가 느린 공기업 체질이 수익성 방어에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원전 산업 확대가 긍정적 변수로 꼽히지만 체감하는 수혜는 제한적일 수 있다. 원전 관련 모멘텀이 있더라도 말단 밸류체인에 위치한 만큼 실질적 이익 기여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선은 실적 반등 강도와 방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해외 사업 확대와 신규 원전 정비 계약 가능성 등 성장 요인은 존재하지만 수익 구조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외형 성장만으로는 기업 가치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KPS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정비 물량 확대 산업 사이클에 올라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비용 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마진 방어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원전 확대란 우호적 환경에서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발전 정비 산업이 구조적으로 높은 이익을 보장하는 사업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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