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창 히츠 CTO "미중 패권전쟁 속 韓 AI신약, 숫자로 증명...히츠, 매출 더블링 단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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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창 히츠 CTO "미중 패권전쟁 속 韓 AI신약, 숫자로 증명...히츠, 매출 더블링 단계 돌입"

이데일리 2026-02-20 09:0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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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은 거대 자본의 미국과 데이터 공세의 중국이 격돌하는 전쟁터지만 한국은 '디지털 워크플로우'와 '정밀함'으로 승부를 볼 시점이다. 히츠도 이런 전략으로 매출 더블링 단계에 도달했다."

히츠 창업 멤버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임재창 박사는 한국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생존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빅파마들이 빅테크와 연합 작전으로 시장 잠식 작전에 돌입했고 중국도 마인드랭크가 AI가 설계한 비만치료제로 중국 최초 임상 3상 진입하며 성과를 빠르게 입증했다. AI 플랫폼을 활용해 통상 7~10년 소요되는 3상 진입 기간을 단 4년 반으로 단축하고 연구 비용도 60%를 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츠는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짜고 있을까. 팜이데일리는 히츠의 성과와 글로벌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패권 전쟁에 대해 짚어봤다.

임재창 히츠 최고기술책임자(CTO)






◇히츠의 성공전략 살펴보니... "연구원 책상 위 실험실 혁명"



히츠는 2020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인 김우연 대표가 제자인 임재창 박사와 함께 창업한 AI 신약개발 기업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금난에 허덕이는 바이오 벤처 업계에서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체 플랫폼 '하이퍼랩(Hyper Lab)'을 통해 세계적 연구기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히츠는 '연구 현장 밀착형'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많은 AI 기업들이 최종 결과물인 '물질' 자체에만 집중할 때, 히츠는 연구원들이 매일 사용하는 워크플로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세계 1위 암 치료 전문병원인 미국 'MD앤더슨 암센터'다. MD앤더슨은 5년 동안 기존 방식으로 마이크로몰(생화합물 단위) 이하의 활성 물질을 찾는 데 실패하며 연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히츠의 '하이퍼랩'을 도입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히츠 관계자는 "MD앤더슨이 하이퍼랩을 통해 설계한 물질은 기존 시도보다 수백 배 더 강력한 60나노몰 수준의 활성을 기록했다"며 "영업을 따로 하지 않았음에도 학회에서 먼저 우리 플랫폼을 발견하고 도입해 성과를 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는 히츠의 AI가 단순히 이론적 예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실험실에서 '작동하는' 약물을 찾아낼 수 있음을 글로벌 무대에서 증명한 것이다.

히츠의 경쟁력은 '가성비'와 '확장성'에서도 두드러진다. 경쟁사인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의 솔루션이 고가인 반면, 히츠의 하이퍼랩은 월 3000달러 수준의 합리적인 구독료로 제공된다. 그러면서도 기능은 막강하다. 최근 업데이트된 '하이퍼랩 2.0'은 구글 알파폴드3 수준의 복합체 구조 분석 기술을 탑재했고,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AI 어시스턴트가 연구자의 가설 검증을 돕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실체화 능력'이다. 히츠는 미국 화합물 유통기업 이몰레큘즈(eMolecules)와 협력해 11조 개에 달하는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활용한다. AI가 찾은 약물이 실제 합성이 가능한지, 구매할 수 있는지를 즉시 확인하고 주문까지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임 CTO는 "예측된 물질이 실제 실험 가능한 화합물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이라며 "스위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존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합성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히츠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히츠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핵심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폴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한국판 알파폴드를 만들겠다는 국가적 프로젝트의 선봉에 선 셈이다.

히츠는 이런 기술적, 사업적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성장했으며, 내년에는 30억원을 바라본다.

임 CTO는 "히츠는 글로벌 대형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실제 연구 현장과의 밀착도' 면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가진다"며 "작년에는 가상 스크리닝의 규모를 수조 개 단위로 확장하면서도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참여하여 국가적으로 기술력을 공인받았다"고 강조했다.

히츠 AI신약개발 플랫폼과 글로벌 경쟁 플랫폼 비교 (자료=각사, 팜이데일리 재가공)






◇미국·중국, AI신약개발 패권전쟁...한국의 생존 전략은 '정밀함'



글로벌 패권 전쟁 상황은 어떨까.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은 연평균 29.9%씩 성장해 2029년에는 약 69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화려한 전망치와 달리, 실제 비즈니스 현장은 '생존을 건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구독(SaaS) 형태로 판매하는 모델만으로는 빅파마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임재창 CTO는 현재의 글로벌 판세를 '미·중 격전'으로 요약했다. 임 CTO는 "미국은 슈뢰딩거(Schrödinger)나 리커전(Recursion)처럼 물리학 기반의 정밀 시뮬레이션과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원천 기술을 장악하고 있다"며 "반면 중국은 엑스탈파이(XtalPi) 사례처럼 국가적 지원 하에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AI에 재학습시키는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생물보안법'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장의 주요 변수다.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에 제동이 걸린 틈을 타 한국 기업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무턱대고 낙관할 수는 없다. 빅파마들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실제 '실험 결과'와 일치하는지를 집요하게 묻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단백질 구조 예측의 신기원을 열었지만, 신약 개발은 구조 예측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약물이 실제 타겟 단백질에 달라붙어 질병을 억제하는지(결합력), 독성은 없는지(물성)를 증명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도 AI 기업들이 단순 기술 제공을 넘어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공동 연구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CTO는 "한국은 미국 수준의 정밀한 알고리즘 이해도와 중국 못지않은 유연한 실행력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 위치'에 있다"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물량 공세보다는 특정 타겟 단백질을 핀셋처럼 공략하는 정밀함이 한국 기업의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임 CTO는 한국 바이오 AI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그는 "2026년은 히츠가 '연구자가 신뢰하고 쓸 수 있는 AI'라는 평판을 확고히 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한국 특유의 민첩함으로 대형 제약사와 벤처 간의 융합 생태계를 만든다면, 한국은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에서 '강소국'으로서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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