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배우 박지훈이 또 한 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갈아치웠다. 스크린을 장악한 눈빛, 절제 속에서 터지는 감정, 그리고 묵직한 존재감까지. ‘인생캐’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스스로 유배지를 택한 촌장 엄흥도와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이홍위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적 비극 위에 따뜻한 시선을 더한 설정은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박지훈이 연기한 단종 이홍위다. 박지훈은 왕위에서 밀려난 어린 임금의 외로움과 자존, 그리고 시대를 짊어진 소년의 무게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감정을 과하게 쏟아내기보다, 한 겹 눌러 담은 채 눈빛으로 번지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특히 클로즈업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흔들림 없는 시선, 미세하게 떨리는 동공, 길지 않은 대사 속에 응축된 감정은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당긴다. 단종의 복합적인 심리를 과장 없이 구현해내며 ‘배우 박지훈’의 현재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흥행 성적 역시 뛰어나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연휴 기간 동안 꾸준한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누적 관객 수 417만 명을 넘어섰다. 입소문을 기반으로 한 장기 흥행 곡선이 그려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박지훈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시대극에서도 중심을 잡는 배우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감정의 밀도를 끌어올리는 힘,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 집중력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스크린에서 단종으로 살았던 박지훈은 오는 25일 방송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품 비하인드와 배우로서의 고민을 전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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