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출전한 1,500m에서 14위…"2년 만에 이 종목 타본 것 같아요"
(밀라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매스스타트의 에이스라는 사명감으로 메달에 대한 욕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스타트의 '간판' 정재원(강원도청)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반드시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재원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500m에 출전해 1분45초80의 기록으로 전체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4위에 랭크됐다.
애초 정재원은 이 종목 출전권이 없었지만, 갑자기 결원이 생기면서 대기 순번이 높았던 정재원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정재원은 출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훈련 일정과 컨디션을 매스스타트 경기날인 21일에 맞춰 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결이 다른' 종목을 뛰면 지금까지 유지한 흐름이 깨질까 걱정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정재원은 "1,500m에 출전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조금 고민했다"며 "자칫 매스스타트 훈련 주기가 갑자기 꼬일까 봐 걱정됐다. 하지만 먼저 실전을 치러보면 긴장도 풀어지고 속도 감각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 출전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쯤 국제 대회에서 1,500m를 마지막으로 타봤다는 정재원은 "매스스타트만 타다 보니 안쪽 코스로 타는 훈련만 해왔는데, 갑자기 거의 2개월여 만에 바깥 코스를 타서 이질감이 느껴졌다"며 "어색한 느낌도 있지만 매스스타트 준비를 잘해와서 기록은 나쁘지 않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두 명의 선수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 타며 속도를 재는 일반 빙속 경기와 달리 매스스타트는 여러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재원은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르다 보니 조금 긴장되고 경직됐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매스스타트다. 오늘 경기로 긴장을 좀 풀어내서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매스스타트 준비 과정에 대해 정재원은 "이제 거의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너 기술은 다른 선수와 비교해 분명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장점을 살려서 여러 변수에 잘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승부수를 묻자 "제 예상으로는 미국의 조던 스톨츠가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갈 것 같다"면서 "스톨츠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분명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된다. 그때 가장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재원은 "저도 4년 전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땄고,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메달을 따냈다"며 "당연히 목표는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더 집중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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