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에 산업 보조금을 국내총생산(GDP)의 약 4%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2%포인트 낮추라고 권고했다. 중국의 과잉 생산과 저가 수출 공세가 글로벌 경제에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중국이 핵심 산업 부문 기업들에 GDP의 약 4%를 보조금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이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IMF가 중국 산업 정책의 축소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산업 정책이 글로벌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며 “부진한 국내 수요와 맞물려 중국 경제가 제조업 수출에 더욱 의존하는 구조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IMF 중국·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인 소날리 제인 찬드라는 “일부 분야의 기술 혁신을 촉진한 측면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자원 배분 왜곡과 과도한 재정 지출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권고는 중국이 전기차(EV)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제품의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서방 국가들과 보조금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중국의 글로벌 상품 무역 흑자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은 중국발 무역 불균형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해 왔다.
IMF는 중국이 과도한 가격 경쟁을 완화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산업 정책의 방향성과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또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를 중국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디플레이션 압력과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구조적 문제도 병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IMF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침체 대응을 위해 향후 3년간 GDP의 5%를 투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IMF는 2024년 보고서에서도 미완공 주택 건설을 마무리하고, 회생 불가능한 개발업체의 퇴출을 지원하기 위해 4년간 GDP의 5.5%를 지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토마스 헬블링은 “미완공 부동산과 이에 따른 투자자 신뢰 저하는 여전히 ‘방 안의 코끼리’”라며 “부동산 호황기의 후유증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IMF는 중국이 수출·투자 중심에서 ‘소비 주도’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민공 등 국내 이주민의 사회복지 접근 제한 완화 ▲보다 누진적인 조세 제도 도입 ▲연금 제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IMF의 보조금 규모 추정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장정신 IMF 중국 담당 집행이사는 “중국의 산업 정책 규모와 영향에 대한 평가는 상당 부분 부풀려졌다”며 “중국의 산업 정책은 국영·민간·외국인 투자 기업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개방적 체계”라고 주장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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