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뿌리채소가 가장 단단하고 맛이 깊어지는 시기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식재료가 연근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연근은 전분이 단단히 응축돼 있어 조림, 볶음, 무침 등 어떤 반찬으로 만들어도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다.
하지만 조리 과정에서 자칫 잘못 데치면 퍽퍽해지거나 물러버리기 쉽다. 연근의 생명은 ‘아삭함’이다. 그 식감을 지키려면 데치는 단계에서부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먼저 연근 손질부터 짚어보자. 껍질은 필러로 얇게 벗기고, 썬 즉시 물에 담가야 한다. 연근은 공기와 닿으면 갈변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때 맹물보다는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초물은 갈변을 막고 표면을 단단하게 유지해 데쳤을 때 조직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단, 너무 오래 담가두면 수용성 영양소가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5~10분 정도가 적당하다.
아삭한 식감을 살리는 첫 번째 비법은 ‘짧고 강하게’ 데치는 것이다. 끓는 물에 소금 약간과 식초 1큰술을 넣은 뒤 연근을 넣고 1분 30초에서 2분 이내로만 데친다. 식초는 조직을 조여주는 역할을 해 물러짐을 방지한다. 오래 데치면 전분이 풀어져 식감이 퍼지기 때문에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끓는 물에 넣지 않는 데치기’다. 연근을 찬물에 넣고 가열하다가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바로 건져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내부까지 균일하게 열이 전달되면서도 과도하게 익지 않아 아삭함을 유지하기 좋다. 특히 두께를 0.5cm 이상으로 도톰하게 썰었을 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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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식초 대신 레몬즙 활용’이다. 레몬의 산 성분 역시 조직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향이 은은하게 더해져 샐러드용 연근이나 초무침에 잘 어울린다. 다만 레몬 향을 원치 않는다면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
네 번째는 ‘데친 뒤 급랭’이다. 짧게 데친 연근을 바로 얼음물에 담그면 잔열로 더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쇼크’라고도 하는데, 채소의 세포벽이 수축하면서 식감이 더욱 또렷해진다. 조림을 할 경우에도 한 번 데친 뒤 식혀 사용하면 양념이 겉돌지 않고 표면만 코팅돼 아삭함이 오래간다.
다섯 번째는 ‘물 대신 쌀뜨물 데치기’다. 쌀뜨물에는 전분 성분이 있어 연근의 떫은맛을 제거하고 색을 밝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너무 오래 끓이면 오히려 부드러워질 수 있으니 2분 이내로 마무리한다.
여섯 번째는 ‘설탕 소량 첨가’ 방법이다. 데치는 물에 설탕을 아주 소량 넣으면 삼투압 작용으로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조직이 단단해진다. 단맛이 남지 않을 정도의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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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 두께도 중요하다. 얇게 썰수록 데치는 시간은 짧아야 한다. 0.3cm 두께라면 1분 내외, 0.5cm 이상이면 최대 2분을 넘기지 않는다. 또한 연근을 썬 뒤 물에 오래 담가두면 아삭함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조리 직전에 써는 것이 좋다.
조림용이라면 데친 뒤 바로 양념에 넣기보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사용한다. 물기가 많으면 양념이 희석돼 끓이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식감이 무너질 수 있다. 볶음이나 무침에 활용할 경우에는 완전히 식힌 뒤 사용해야 특유의 탱탱함이 살아난다.
보관 방법도 식감 유지에 영향을 준다. 남은 연근은 키친타월로 감싸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이미 썰어둔 연근은 식초물에 담가 냉장 보관하되 하루 이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2월 제철 연근은 단단하고 수분이 적절해 조리만 잘하면 최고의 반찬 재료가 된다. 핵심은 과하게 익히지 않는 것, 산 성분을 활용해 조직을 조여주는 것, 그리고 잔열을 빠르게 식히는 것이다. 데치는 단 2분이 연근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 시간을 정확히 지켜낼 때, 씹는 순간 경쾌하게 울리는 아삭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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