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中 BYD, '韓 전기차 시장' 테스트베드 최종 통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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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팩트오픈] 中 BYD, '韓 전기차 시장' 테스트베드 최종 통과할까

뉴스락 2026-02-19 21:57:49 신고

3줄요약

[뉴스락] 올 1월 국내 전기차 승용 시장에서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월간 등록대수 기준 BYD가 1,347대를 기록하며 현대자동차(1,130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단월 기준이지만, 국내 완성차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현대차가 중국 완성차 업체에 1위를 내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이 받는 충격은 작지 않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한 달짜리 이변’이라기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기술 경쟁을 넘어 가격, 원가 구조, 공급망까지 포함한 총체적 경쟁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뉴스락>이 중국 BYD가 과연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에서 장기 질주를 할 수 있을 지 알아봤다. 

BYD 본사 전경과 왕촨푸 BYD 회장. BYD코리아 제공 [뉴스락 편집]
BYD 본사 전경과 왕촨푸 BYD 회장. BYD코리아 제공 [뉴스락 편집]

 

전기차 비수기 1월에 나온 역전극

BYD의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해 6월 국내 판매량이 220대까지 떨어지며 한때 “중국차의 한국 시장 안착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9월 1,020대, 11월 1,164대, 12월 1,152대로 회복했고 올해 1월에는 1,347대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기 변동성을 지나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6년 1월 국내 전기차 승용 시장에서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월간 등록대수 기준 중국 완성차 기업 BYD가 1,347대를 기록하며 현대자동차(1,130대)를 넘어섰다. [뉴스락 편집]
1월 국내 전기차 승용 시장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월간 등록대수 기준 중국 완성차 기업 BYD가 1,347대를 기록하며 현대자동차(1,130대)를 넘어섰다. 이미 BYD는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62만7,000대를 판매해 점유율 8.2%로 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4위를 기록했다. [뉴스락 편집]

점유율 변화는 더 극적이다.

지난해 수입 순수전기차(BEV) 시장에서 BYD의 점유율은 6%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기준 30%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5분의 1 이상을 단 한 달 만에 소화한 셈이다.

특히 1월은 정부 전기차 보조금 확정 전 ‘수요 절벽’이 나타나는 비수기로 꼽힌다.

이 시기에 판매량과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점은 BYD의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 일정 수준 검증됐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흐름도 유사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62만7,000대를 판매해 점유율 8.2%로 3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는 60만9,000대로 4위를 기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순위 재편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승부 가른 ‘원가 구조’…가격 전쟁의 본질

BYD 서울 송파 전시장 전경. BYD코리아 제공 [뉴스락]
BYD 서울 송파 전시장 전경. BYD코리아 제공 [뉴스락]

이번 판세 변화의 핵심은 성능 격차가 아니라 비용 구조에 있다.

BYD는 배터리, 전기모터, 전력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90% 이상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했다.

원재료 조달부터 셀·팩 생산, 차량 조립까지 내부 공급망으로 묶여 있어 원가 통제력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국내 전기차 산업은 핵심 소재·부품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음극재·양극재, 희토류, 전력반도체 등 주요 영역에서 중국 공급망 비중이 절대적인 구조다.

이는 환율 변동, 물류비 상승, 지정학 리스크가 곧바로 차량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 곧바로 수익성이 훼손되는 구조인 반면, BYD는 가격을 내려도 일정 수준의 마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결국 가격 경쟁이 심화될수록 양측의 체력 차이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BYD코리아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매망 확장이 아니라 ‘중국차는 AS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희석시키기 위한 신뢰 구축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 할인 폭 확대와 금융 프로모션 강화 등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국산화, 원가 구조 혁신이 병행되지 않으면 방어전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BYD의 1월 1위는 아직 ‘월간 기록’에 불과하다.

다만 판매 추세, 글로벌 흐름, 비용 구조, 정책 환경을 종합하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번 역전극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

BYD코리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1만 대 클럽' 진입을 목표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모델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BYD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올해 1만 대 클럽 진입을 목표로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병행하겠다"며 "국내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글로벌 검증 모델을 단계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BYD의 성공은 지커(Zeekr) 등 다른 중국 프리미엄 브랜드 진출을 가속화...한국 시장은 글로벌 진출 위한 '테스트베드' 무대

전문가들은 <뉴스락> 과의 인터뷰에서 BYD의 공습이 단순한 저가 물량 공세를 넘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파고드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리장성 넘은 BYD, 글로벌 시장서 현대차 압박

전문가들은 BYD가 확보한 재무적·기술적 자신감에 주목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현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며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 특유의 '네거티브 방식(일단 키우고 정리하는 방식)'으로 산업을 육성해 BYD 같은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 역시 유럽 시장 사례를 들어 "유럽은 프리미엄보다 실용주의적 중소형차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중국차가 이 틈새를 정확히 공략했다"며 "이미 유럽 전기차 수혜의 상당 부분을 중국 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인건비·낮은 생산성, 현대차의 딜레마

가격 경쟁력 문제는 더욱 뼈아프다.

문 교수는 "현대차·기아의 생산 단가에서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다"며 "중국은 생산 단가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2천만 원대 전기차를 생산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현대차의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에 대해서도 "결국 영업이익을 반납하는 방어적 수순"이라며 "생산 원가는 그대로인데 가격만 낮추는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 역시 "경차 일부를 외부 위탁 생산하는 것도 인건비 구조상 국내 생산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테스트베드 한국', 소비자 마음도 '흔들'

국내 시장은 전통적으로 국산차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난공불락'이었다. 하지만 중국차의 가성비 공세에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문 교수는 "과거 중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신모델이 호평받으며 '이 정도면 탈 만하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올해 BYD가 1만 대 클럽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비중이 35~4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YD가 전국 서비스 센터를 확대하는 전략에 대해 문 교수는 "1만 대 클럽 진입을 위한 발판이자 소비자 신뢰 확보 전략"이라며 "서비스 인프라가 갖춰지면 국내 브랜드의 마지막 보루였던 AS 강점마저 희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후발주자 한국 상륙 대기...현대차의 선택은?

BYD의 성공은 지커(Zeekr) 등 다른 중국 프리미엄 브랜드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 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아틀라스 등)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수소차·UAM 등 미래 모빌리티 확장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전기차 가격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원가 절감'과 '생산 구조 혁신'이라는 난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김필수 교수는 "지금은 분명한 위기 국면"이라며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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