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에도 다주택자 중심의 과거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매도 물량은 늘어나는 분위기 속, 대출 규제와 가격 추가 하락 기대가 맞물리며 현장에서는 신중함이 더해지고 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20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지난달 23일(5만6219건)과 비교해 7988건(14.2%) 늘어난 수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이다.
이러한 흐름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이른바 ‘세 낀 매물’의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는 보완책이 병행되면서 매각 부담이 일부 낮아진 점도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설 이후 급매 성격의 매물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 아파트 전용 59㎡ 매물이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3건이 추가됐다. 기존 매물도 5000만원정도 호가를 조정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콧대 높은 강남권 고가 단지에서도 수억 원 단위 가격 인하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헬리오시티(송파구 가락동, 9510가구) 전용 84㎡는 27억9000만원 수준의 급매물이 등장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달 31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4억원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집계됐다.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더 많은 시장을 의미한다.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세 강하지 않아
특히 강남11개구(81.8)가 강북14개구(89.2)보다 더 낮아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 매수 관망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축소된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대출 한도가 추가로 줄어들어 자금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월 기준 15억2162만원에 달하기에 평균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4억원 수준에 그쳐 자기자본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다.
전세를 끼고 매입하더라도 후순위 대출이 어려워져 매수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4월 중순까지 절세 목적의 매물이 외곽뿐 아니라 강남권에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매물 증가는 이어지겠지만 매수 심리 둔화로 가격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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