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내란 인정"…지귀연·이진관·류경진 재판부의 '내란 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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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내란 인정"…지귀연·이진관·류경진 재판부의 '내란 3色'

아주경제 2026-02-19 18:0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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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 관련 사건을 심리한 법원이 잇따라 내란 혐의를 인정하면서 동일한 사건 흐름 속에서도 재판부별로 내란을 바라본 시각과 강조 지점의 차이가 드러났다. 세 재판부 모두 헌정질서를 위협한 실력 행사라는 점에서 내란 성립을 인정했지만, 강제력 행사, 계엄 논의 참여, 국가 기능 제한이라는 서로 다른 판단 축을 중심으로 법리를 구성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내란 판단의 출발점을 강제력 행사 현실화에 두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이후 군 병력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주요 헌법기관을 향해 이동하고 일부 시설 진입이 시도된 점에 주목했다. 정치인 체포 계획과 군·경 병력 동원 정황이 결합되면서 국가기관 기능을 제압하거나 장악하려는 강제력이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군 병력이 국회를 향해 이동했다는 사실 자체가 헌정질서 침해 위험을 구체화한 핵심 사정이라는 취지의 판단이 반복됐다.

지귀연 재판부는 실제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양형 단계에서 고려하면서도, 내란 성립 여부 판단에서는 결과 발생 여부보다 강제력 행사로 형성된 위험 상태가 중요하다고 봤다. 국회 점령 시도와 정치인 체포 계획 등이 현실화될 경우 헌정질서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들어 내란 실행 단계 진입을 인정한 것이다.

한덕수 사건을 심리한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내란 책임 판단의 중심을 계엄 논의 참여에 두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및 정책 협의 과정에서의 발언과 역할, 의사결정 구조 내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직접적인 병력 지휘가 없더라도 계엄 선포라는 국가 강제력 발동의 전제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면 내란 실행 구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계엄 선포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위헌·위법 위험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점 역시 책임 판단 요소로 고려됐다.

이상민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내란 판단에서 국가 기능 제한 효과를 주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계엄 상황에서 경찰 병력 배치와 출입 통제 조치 등이 국회 활동 및 정치 활동을 제약할 위험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질서 유지 목적이 존재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헌법기관 기능이 제한될 위험이 발생했다면 내란 실행 구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다. 경찰 권한 행사와 헌법기관 보호 의무 사이의 충돌 상황을 내란 판단 요소로 명확히 제시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세 재판부 판단을 종합하면 내란죄 성립 기준 역시 일정한 공통 구조가 확인된다. 국가 강제력 동원 여부, 국회 등 헌법기관 기능 제압 또는 제한 위험 발생 여부, 그리고 권력 구조 변동 가능성이 현실적 위험 수준에 도달했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실행 행위, 의사결정 참여, 기능 제한 효과라는 서로 다른 책임 축이 병존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 흐름을 통해 드러났다.

일련의 판결은 내란죄를 실제 결과 발생 중심 범죄로 한정하지 않고 헌정질서 변동 위험 형성 단계에서도 성립할 수 있다는 사법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일 사건 흐름 속에서도 재판부가 주목한 행위 유형과 책임 구조에 따라 내란 판단의 논증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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