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나온 사법적 판단이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형식과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바로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체적 요건의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고 섣불리 사법심사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필요한 경우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며 “절차적 요건도 어느 정도까지의 절차 위반을 문제 삼을 수 있는지가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사법의 본질적인 기능을 침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한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군대를 국회로 보낸 것”이 주요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의 공고, 국회 봉쇄 행위, 국회의원 및 정치인 등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중앙선관위 등 점거·서버 반출 및 체포 시도 등은 그 자체로 폭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공모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고 세부 계획을 맡은 점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집합범으로서의 내란죄가 성립하고 각각 내란우두머리, 내란중요임무종사죄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내란죄의 위험성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에 미친다”며 “형법이 결과범이 아님에도 위와 같이 높은 형을 정하고 있는 경우는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내란 행위는 헌법이 상정한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군·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대외신인도 하락 등 발생한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군·경 관계자들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으며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이 선고됐으며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내란특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한 이후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며 ”구속된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회피하는 등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환·노태우 세력 단죄의 역사가 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한 피고인을 비롯한 공직 엘리트의 행태를 통해 국민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함을 실감하게 됐다”며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 이후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 역시 선동된 여론과 정적을 숙청하려는 정치권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며 “대통령이 국회 표결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음이 객관적으로 밝혀졌음에도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수사 착수 자체가 위법이었으며 수사권 없는 공수처의 잘못된 수사와 기소에도 눈을 감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하고 더불어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의 재판에서는 위법수집증거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울어진 저울이고 일관성 없는 기준일 뿐”이라며 “역사의 법정에서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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