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전 행정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충청남도의회가 국회 상임위에서 의결된 ‘충남대전행정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통합의 방향과 내용이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동의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도의회는 19일 제364회 임시회를 ‘원포인트’로 개회하고,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가결된 특별법안(대안)과 관련한 긴급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임시회는 충남도지사가 제출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한 특별법안에 따른 행정구역 통합 추진에 대한 의견 청취의 건」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됐다.
도의회는 해당 ‘대안’에 따른 행정통합 추진에 대해 반대 의견을 의결했다. 이는 통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권한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채 형식적 통합에 머무를 가능성을 우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옥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의 지방재정권 등 통합특별시 권한 강화 촉구 결의안」도 채택됐다. 결의안은 통합특별시가 명실상부한 광역자치단체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방재정권, 조직권, 인사권 등 핵심 권한이 법률에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합 논의의 출발점은 분명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대안은 충청권의 기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성현 의장은 본회의에서 “충남과 대전의 통합 논의는 지역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대안은 국회 통과 가능성과 정부 부처 수용성을 우선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특별시의회가 집행부와 대등한 관계에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예산권과 조직권 등 의회 독립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권한 없는 통합은 또 다른 중앙집권의 연장선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의회의 이번 결의는 향후 특별법 본회의 심의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명분이 분명한 만큼, 그 내용 또한 실질적이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행정구역 통합은 단순한 지리적 결합이 아니다. 권한과 책임, 재정과 조직의 재설계가 수반되는 구조적 개편이다. 도의회의 문제 제기는 통합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권한 이양과 자치 역량 강화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또 하나의 간판 교체에 그칠 수 있다.
충남·대전 통합 논의는 이제 법률 문구 하나, 조항 하나를 놓고 치열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통합특별시가 ‘이름뿐인 특별시’가 될지, 실질적 자치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국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충남도의회의 이번 원포인트 임시회는 그 방향을 다시 묻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