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현대차증권이 퇴직연금 부문에서 업권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전체 연금 자산의 77%가량이 그룹 계열사에서 비롯된 이른바 ‘캡티브(Captive·내부 시장)’ 자금이라는 점에서, 본연의 시장 경쟁력 입증과 비계열사 비중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화려한 성적표 이면의 ‘집안 잔치’ 논란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 상품 부문에서 24.62%의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통계에 따르면 이는 14개 증권사 평균 수익률인 19.9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보험(21.22%), 증권 전체(19.85%), 은행(18.81%) 등 타 금융업권과 비교해도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화려한 성적표를 현대차증권의 순수한 자체 운용 역량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캡티브 영업을 바탕으로 유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의 DC형 계좌 운용 성과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정 증권사가 계열사의 퇴직연금 관리와 자금 운용을 도맡는 구조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그 비중이 70%를 상회할 경우 금융회사 본연의 시장 경쟁력을 심각하게 왜곡할 우려가 크다. 더욱이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 강세로 계열사 주식 및 관련 상품을 담은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한계도 존재한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내부 거래 구조를 근본적인 문제로 인식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계열 금융사에 연금을 몰아주는 관행이 근로자의 운용 사업자 선택권을 제한할 소지로 보고, 집중 점검을 벌인 바 있다.
◇대형사 독식 구조 속 중소형사의 ‘고육지책’
과도한 내부 시장 의존도에 대한 비판에도,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대형사의 시장 장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형사의 틈바구니에서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해야 하는 중소형사의 현실적 어려움을 대변하는 목소리다.
실제로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들이 연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캡티브 마켓은 중소형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퇴직연금 비중이 높아 중소형사는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확실한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그룹 내부시장)을 갖는 것은 이득”이라고 밝혔다.
◇“자체 역량의 결과”…비계열사 영업망 확충 등 체질 개선 총력
현대차증권은 수익률 1위가 단순한 캡티브 효과라는 비판에 선을 그으며, 전사적인 체질 개선과 수익률 제고 시스템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높은 수익률 견인한 회사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월간 퇴직연금상품 추천상품 선정협의회를 실시해 추천 상품군 선정 및 부진 상품에 대한 리밸런싱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펀드 정량 평가 서비스인 ‘The H스코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수익률 제고에 주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압도적으로 높은 내부 거래 비중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드러내며 해명에 나섰다. 사업 초기인 2014년 87.9%에 달했던 계열사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온 성과를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퇴직연금에서 계열사 비중이 높다는 건 십수 년째 따라다니는 꼬리표”라면서 “하루아침에 낮출 수는 없겠지만 출범 시보다는 10% 줄였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4분기 기준 계열사 비중은 약 77%로, 11%포인트(p)가량 감소한 상태다.
나아가 비계열사 대상 영업망 확충에도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4년 DC 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컨설팅 부문을 고도화하는 등 외부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오프라인 전략도 병행한다. 그는 “올해에는 DC 가입자관리 채널을 기존 본사 단독에서 본사와 지점으로 확대하여 가입자 대면접촉을 확대하고 있으며, 아울러 지방 주요 권역 지점 내 퇴직연금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지점 가입자 관리 퀄리티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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