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과 같은 친숙한 물건이 식탁 위에서만 활용되기에는 그 잠재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숟가락의 매끄러운 곡선과 적당한 무게감, 그리고 스테인리스 재질이 가진 특유의 강점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숟가락을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숟가락 뒤쪽을 활용하는 모습 / 유튜브 '진꿀팁'
◆ 어떤 원리?
고추장이나 된장처럼 점도가 높은 장류를 숟가락 안쪽으로 뜰 경우, 오목한 홈과 점성 물질 사이의 공기가 차단되면서 일종의 진공 흡착 상태가 발생한다. 이는 내용물이 숟가락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게 만드는 주원인이다.반면, 숟가락 뒷면(볼록한 면)을 사용하여 장을 덜어내면 내용물과 숟가락 사이의 접촉 면적이 최소화되고 공기가 유입될 틈이 많아져, 그릇에 덜어낼 때 중력에 의해 내용물이 매끄럽게 떨어진다. 이는 끈적이는 꿀이나 올리고당을 사용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깔끔하게 담긴 고추장 / 유튜브 '진짜꿀팁'
많은 사람이 생강 껍질을 벗길 때 칼을 사용하지만, 이는 생강의 굴곡진 표면 때문에 버려지는 과육이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 숟가락의 가장자리는 칼만큼 날카롭지는 않으나 생강의 얇은 껍질을 긁어내기에 충분한 마찰력을 제공한다. 숟가락을 세워 가볍게 긁어내면 굴곡진 틈새까지 정밀하게 공략할 수 있어 과육 손실을 90% 이상 방지할 수 있다.
키위나 아보카도 역시 숟가락 활용도가 높다. 과일을 반으로 자른 뒤 껍질과 과육 사이에 숟가락을 밀어 넣어 한 바퀴 돌리면, 과육만 온전한 형태로 분리된다. 이는 과일의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샐러드나 디저트 조리 시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병뚜껑과 캔 따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새 병 제품의 뚜껑이 열리지 않는 이유는 내부 압력이 외부보다 낮아 발생하는 진공 상태 때문이다. 이때 숟가락 손잡이 끝을 뚜껑 가장자리 틈에 끼워 지렛대 원리로 살짝 들어 올리면 '픽' 소리와 함께 공기가 유입되면서 내부 압력이 평형을 이룬다. 이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힘을 들이지 않고 뚜껑을 열 수 있다. 또한 손톱이 약하거나 매니큐어를 바른 경우, 캔 음료의 고리를 숟가락 뒷면으로 눌러 지렛대 원리를 적용하면 안전하고 쉽게 개봉이 가능하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만화 / 위키트리
조금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도 숟가락을 활용할 수 있다.
냉동실에 5분간 보관한 차가운 숟가락을 눈가에 대면 급격한 온도 저하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며 부기가 완화된다. 혹은 삶은 달걀의 껍질을 벗길 때 숟가락 뒷면으로 껍질 전체에 미세한 균열을 낸 뒤, 껍질과 알맹이 사이의 막 속으로 숟가락을 집어넣어 돌리면 알맹이의 상처 없이 매끄럽게 껍질을 분리할 수 있다.
촛농 제거에도 숟가락을 사용할 수 있다. 바닥에 떨어진 굳은 촛농은 억지로 긁으면 바닥에 상처를 낸다. 숟가락 뒷면을 뜨거운 물에 달궈 촛농 위에 잠시 대고 있으면 촛농이 녹으면서 숟가락에 흡착되어 깔끔하게 제거된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만화 / 위키트리
손을 씻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마늘이나 생선을 손질한 뒤 손에 밴 고약한 냄새는 비누로도 잘 가시지 않는다. 이때 흐르는 물에 스테인리스 숟가락을 문지르며 손을 씻으면 놀랍게도 냄새가 사라진다. 스테인리스의 금속 성분이 냄새를 유발하는 황 분자와 결합하여 냄새를 씻어내 주기 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스테인리스 비누'와 동일한 원리를 숟가락 하나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만화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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