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한국의 대미투자 1호사업으로 석유화학 현지 투자가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원가경쟁력에서는 우위지만, 계속된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업계로서는 투자 여력이 있는지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텍사스·루이지애나 석유화학 플랜트 투자를 유력 검토하며 대응 카드 마련에 나섰다.
미국 측이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현지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제안하면서, 정부는 신규 인프라 건설보다는 기존 프로젝트 지분 인수 또는 설비 참여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ECC(에탄분해시설) 인수가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ECC가 기존 나프타 분해설비(NCC)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은 구조라는 점에서 사업성 자체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기존 미국 내 다운스트림 설비와의 시너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ECC를 통해 에탄 기반 저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경우 기존 미국 내 다운스트림 설비의 원가 구조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료비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상류 공정과의 연계는 생산 비용 절감으로 직결되며 이는 현지에서 운영 중인 하류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LFT(장섬유강화열가소성수지) 등 복합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후 설비 확충을 통해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와 PC(폴리카보네이트)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군도 제조하고 있다. 해당 법인은 미국 내 고기능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다운스트림 생산기지에 해당한다.
다만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재무 여력이 미국 현지 투자 성패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결국 원가 경쟁력이 있는 설비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라 사업성은 있겠지만 실제 투자 주체는 민간 기업인 만큼,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업계의 투자 여력이 가장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2025년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여천NCC, 대한유화 등 주요 기업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약 1조10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4000억원가량 확대된 수치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 4분기 제품 스프레드 급락과 재고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증가가 실적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국익 최우선’과 ‘상업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투자 타당성을 따져본 뒤 미국 측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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