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늦었다고 생각 안 했어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을 뿐이죠."
배움에 대한 오랜 갈증이 있던 늦깎이 대학생 이군자(85) 씨가 그토록 그리던 학사모를 쓰게 됐다.
목원대는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씨에게 총장공로상을 수여한다고 19일 밝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가르쳐 주지 않아서 늘 배움에 목말라 있었다"는 이씨는 75세에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이어 고등학교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젊은 시절 한복 제작 일을 했던 그는 오랫동안 그림을 취미생활 삼아왔고, 붓으로 사군자, 꽃, 민화를 그리며 한국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은 대학 진학으로 이어졌다.
2022년 경기도 평택 한 대학에 진학해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2024년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 한국화 전공으로 편입했다.
이씨는 학기 중에는 새벽 3시에 기상해 거주지인 평택에서 마을버스, 전철, 지하철, 시내버스 등을 갈아타며 대전에 있는 학교까지 매일 왕복 7시간을 통학했다.
장시간 통학도 그에게는 수고가 아닌 배우는 기쁨과 즐거움이었다.
손주뻘 동기들에게는 먼저 "할머니라고 불러달라"며 다가갔다.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 없던 이씨는 학교생활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노력한 끝에 대부분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씨를 지도한 정황래 미술학부 한국화 전공 교수는 "이군자 씨는 출석과 과제라는 기본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지켰다"며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늘 배우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 진정성이 작업의 밀도와 완성도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후배들에게 "누구나 못 이룬 꿈이 하나쯤은 있을 텐데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달려가야 한다"며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다가올 때가 있을 것이고, 그동안의 노력이 그 기회를 잡게 해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새벽 통학을 마다하지 않고 학업을 완주한 과정 자체가 학생과 교직원, 지역사회에 큰 울림이 됐다"며 "목원대는 배움을 향한 도전을 지지하고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교육 공동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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