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한 가운데, 출하 속도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성능의 HBM4로 인공지능(AI) 업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 처리장(GPU)에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삼성전자의 HBM4는 JEDEC(반도체국제표준)를 뛰어넘는 최고 성능을 목표로 개발됐다. 10나노급 6세대 '1c D램'을 적용하고, 베이스 다이에는 4나노 공정을 도입하며 성능과 수율(안정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JEDEC의 속도 기준은 8Gbps다. 삼성전자 HBM4는 엔비디아의 요구 수준에 맞춰 이보다 약 46% 빠른 11.7Gbps 동작 속도를 안정적으로 구현했으며, 최대 13Gbps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대역폭은 최대 3.3TB/s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엔비디아향 공급을 가장 먼저 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도 고성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차세대 GPU 베라 루빈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로서는 최고 성능을 찍는 제품을 세상에 가장 먼저 내놓기 위해 삼성전자의 HBM4 공급이 지상과제였던 셈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른바 '듀얼 빈(Dual Bin)'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듀얼 빈이란 하나의 동일한 제품군을 등급(Bin)으로 나눠 공급·관리하는 전략을 뜻한다. 차량으로 비유하면 하나의 모델명 안에서도 옵션이나 버전에 따라 다양한 차등을 둔 제품들이 존재하는 것과 비슷하다.
HBM4에서는 11.7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의 최고 속도 구간과 차상위 속도 구간(10Gbps대)으로 이원화해 제품 전략을 가져갈 수 있고, 향후 HBM4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록 속도 기준은 더 세분화할 수도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삼성전자 HBM4가 '귀하신 몸'이 되면서 제품 가격도 전작인 HBM3E보다 20~30% 가량 높은 700달러(한화 약 100만원) 수준으로 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 대비 한 단계 고차원의 성능을 보이는 데다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가 전반적으로 귀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 빅테크인 구글, 브로드컴 등이 올해도 HBM3E를 주요 제품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엔비디아와 제품군이 겹치는 AMD가 신형 AI 가속기에 HBM4를 탑재한다면 제품 가격은 또 한 번 요동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범용 D램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는 D램과 HBM4 투트랙 양산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들의 고성능 HBM4 수요가 확실한 만큼 판가 상승에 따른 높은 마진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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