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금융단비’ 잇는다”…김동연의 극저신용대출 2.0 [로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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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금융단비’ 잇는다”…김동연의 극저신용대출 2.0 [로컬이슈]

경기일보 2026-02-19 13:2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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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극저신용대출 이용자와 간담회를 했다. 경기도 제공

 

경기극저신용대출은 단순한 생활자금 지원 사업이 아니다.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도민에게 연 1%의 저금리로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채무 관리와 재무 상담, 고용·복지 연계까지 포함한 통합형 정책이다. 급한 불을 끄는 단기 처방에 그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마련하는 ‘사회적 회복형 금융’이라는 점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극저신용대출 2.0’을 선언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민선 7기에서 설계·집행된 정책의 취지를 계승하되 민선 8기에서는 상환 부담을 낮추고 사전·사후 관리를 강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살다 보면 어려운 고비에서 누군가의 작은 손길이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며 “극한 상황에 놓인 도민에게 극저신용대출은 가뭄에 단비 같은 제도였다고 생각한다. 극저신용대출 2.0으로 다시 한번 도민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 시절의 ‘금융단비’는 민선 8기에서 어떻게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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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이천센터. 경기도 제공

 

■ 민선 7기 ‘경기극저신용대출’ 어떻게 쓰였나

#1. 독거 기초생활수급자인 A할머니(80)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9월 50만원을 대출받았다. 허리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해 외출이 쉽지 않았고 혼자 지내며 타인과 말을 나눌 기회도 거의 없었다. 상담 과정에서 그는 경제적 어려움보다 ‘고독’을 먼저 호소했다. 대출금 50만원은 전동휠체어 구매에 쓰였다. 단순한 물건 구매가 아니라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이동 수단이었다. A할머니는 이후 기초생활수급비를 한 푼 두 푼 모아 만기 전 대출금을 전액 상환했다. 50만원은 그에게 이웃과 소통하는 가교였다.

 

#2. B씨(여·63)는 2020년 무직 상태에 기존 채무까지 겹쳐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50만원의 극저신용대출을 통해 급한 생계비를 마련했다. 적은 금액이었지만 당장 필요한 공과금과 생활비를 해결하며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후 일자리를 구했고 5년 뒤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B씨는 “적은 돈일지 몰라도 당시에는 1만원이 아쉬웠다”며 정책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에게 50만원은 주저앉지 않게 한 최소한의 버팀목이었다.

 

#3. 경비원 출신 C씨(71)는 2021년 5월 계약 종료로 일자리를 잃었다. 소득이 끊기면서 월세가 밀리기 시작했다. 그는 200만원을 대출받아 생활비와 체납 월세를 정리했다. 경기도는 상담 과정에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방문과 실업급여 수령 안내, 취업 상담을 권유했다. C씨는 안내에 따라 구직 활동을 이어갔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경기도의 정보 제공이 큰 도움이 됐다”며 만기까지 성실히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대출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재기의 디딤돌이었다.

 

#4. 초등학생 두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D씨(42)는 공공근로로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소득을 올리다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다. 카드대금과 통신비 연체, 연 20%가 넘는 고금리 채무까지 안고 있었다. 50만원의 대출은 아이들 교육비와 의료비, 통신비, 생활비 등 긴급한 지출에 쓰였다. 상담을 통해 그는 고용노동부 지원 시각디자인 직업훈련과정에 참여했다. 6개월과정을 수료하며 교통비 지원을 받았고 이후 취업 지원 제도와 연계됐다. 그는 대출금을 완납했고 재취업을 준비 중이다. 50만원은 재기의 출발점이었다.

 

민선 7기(2020~2022년) 동안 11만명 이상이 경기극저신용대출을 이용했다. 고금리 이용자, 불법 사금융 피해자, 생계 위기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학자금 장기연체 청년 등 벼랑 끝에 몰린 도민이 최후의 금융안전망을 통해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대출금은 전동휠체어 구매, 밀린 월세 상환, 자녀 교육비와 의료비 등 절박한 생활 현장에 쓰였다. 극저신용대출은 ‘버팀목’이자 ‘재기의 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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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극저신용대출 2.0 포스터. 경기도 제공

 

■ 민선 8기 ‘극저신용대출 2.0’ 무엇이 달라졌나

경기도는 금융취약계층 보호 기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사업 방식을 전면 개선한 ‘극저신용대출 2.0’을 시행했다. 기존 극저신용대출은 2020년 4월 첫 접수를 시작해 2022년까지 운영됐으며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도민에게 최대 300만원을 연 1% 저금리로 지원한 정책이었다.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침체 속에서 긴급 생활자금이 필요한 도민에게 사실상 최후의 공적 금융안전망 역할을 했다.

 

민선 8기에서 추진한 2.0은 단순한 연장 사업이 아니라 구조를 보완한 개편 모델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상환 부담 완화였다. 상환 기간을 기존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확대해 월 상환액 부담을 낮췄다. 단기 상환 압박으로 인해 다시 연체 위험에 빠지는 악순환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분할 상환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또 하나의 핵심은 ‘선(先)상담-후(後)지원’ 원칙을 강화한 점이었다. 대출 실행 전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상담을 의무화했다. 단순히 신청 요건 충족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 상태 전반을 진단하고 기존 채무 구조, 소득 흐름, 복지 수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이를 통해 과도한 채무 누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필요한 경우 채무조정, 복지 연계, 취업 지원 등 다른 제도와 병행 지원하도록 설계했다.

 

대출 이후에도 사후 관리 체계를 가동했다. 금융 상담에 그치지 않고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복지 부서 등과 연계해 일자리 정보 제공, 직업훈련 안내, 복지 서비스 연결을 이어갔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정책이 아니라 자립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통합 지원형 금융’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불법 사금융 유입을 차단하고 신용불량을 방지하는 예방적 정책 수단이었다.

 

지원 대상도 구체화했다. 신청일 현재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두고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19세 이상 도민 가운데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가 기본 대상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은 금융 취약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하위 20%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권 금융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더 두껍게 보호하는 설계였다.

 

대출 한도는 1인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로 설정했다. 기존 최대 300만원보다 한도는 낮아졌지만 상환 기간 확대와 통합 관리를 강화해 실질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금리는 연 1%를 유지해 정책금융의 공공성을 이어갔다.

 

상반기 대출 규모는 총 55억원으로 편성했다. 재정건전성과 수요를 동시에 고려해 2월과 5월 두 차례로 나눠 접수했다. 2월11일 시작한 1차 접수는 개시 30분 만에 조기 마감됐다. 접수 시작 30분 동안 8천984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3천434명을 기록했다. 도는 예산 범위를 고려해 2천200명 선에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 가운데 98.7%가 최대 한도인 200만원을 신청했다. 이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긴급 생활자금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경기도는 이를 단순한 일시적 관심으로 보지 않았다. 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로 금융 취약계층의 체감 위기가 커진 상황에서 공적 금융안전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결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5월 예정된 2차 접수에서도 원활한 상담과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 및 행정 지원을 보강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극저신용대출이 여전히 많은 도민에게 버팀목이자 단비였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며 “2.0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도민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도민 곁에 경기도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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