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취재로 드러난 런던 갱단들의 아동 성 착취 실태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BBC 취재로 드러난 런던 갱단들의 아동 성 착취 실태

BBC News 코리아 2026-02-19 12:35:03 신고

창가에 앉은 여성의 뒷모습
BBC
학대 피해자 밀리(가명)는 " 매일 밤 다른 남자들에게 넘겨졌다"고 말한다

주의: 이 기사에는 성적 학대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BBC가 알아낸 증거에 따르면, 현재 영국 런던에서는 갱단들이 14세 소녀를 비롯한 젊은 여성들을 강제 성매매로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자신들을 통제하던 갱단에 진 마약 빚을 "갚는" 개념으로 여러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으며, 오직 성관계를 위해 그루밍을 당했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갱단 폭력 생존자 5명 등 몇 주에 걸쳐 런던에서 수십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한 이번 증거를 통해, 어린 소녀들이 남성 집단에 의해 마약이나 무기 거래, 휴대전화 절도 등을 하도록 유인당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런던 경찰 관계자는 어린 소녀와 여성들은 갱단에서 "가장 낮은 계층"에 속하며, "각종 일에" 이용당하고 착취당한다고 했다.

아동 착취(그루밍) 갱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종종 잉글랜드 북부 지역에 집중되고는 한다.

지난해 영국 정부가 의뢰한 보고서에서는 그레이터 맨체스터주, 사우스 요크셔주, 웨스트 요크셔주 등 잉글랜드 세 지역의 경우, 집단 아동 성착취 용의자 중 "아시아계 남성이 불균형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BBC의 조사에서는 그 양상이 더욱 복잡했다. 백인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 배경을 지닌 갱단들이 현재 런던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며 어린 여성들을 착취하고 있었다.

지난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사우스요크셔주 로더럼이나 다른 도시에서 확인된 범죄 유형인 "그루밍 갱단"이 수도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볼만한 "징후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칸 시장의 대변인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루밍 갱단을 포함해 수도 내 모든 아동 성착취를 근절하고자 경찰을 최대한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켈리(가명)는 런던에서 백인 남성 3명에 의해 그루밍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마약을 거래하도록 강요당했으나, 착취 행태는 점점 더 심해졌다.

"당시 가진 돈도 없었고, 도와주는 이도 없다고 느꼈다. 어딘가에 소속될 수 있다는 기회라고 생각했고, 나쁜 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에서 마약을 팔게 됐다"는 켈리는 "하지만 내가 맡은 일은 우리가 빚을 진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또는 그들이 나와 우리 조직으로부터 (마약을 사도록 유인하고자) 성관계를 맺는 것으로 변해갔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저는 제가 그루밍 혹은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용당하고 조종당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잠시나마 내 삶에도 목적이 있다고 느꼈고, 나도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켈리는 "집에서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외롭고 지루해서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고 했다.

런던 남부 램버스 및 사우스워크 자치구의 존 녹스 아동착취 전담반 팀장 형사는 갱단에 속한 소녀들은 "성관계를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갱단 세계에서 소녀들은 가장 낮은 계층에 속하며, 이들은 시키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성적인 일들도 포함됩니다."

녹스 형사에 따르면 갱단들이 소녀들을 "오직 성적인 목적"으로만 착취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녀들은 각종 목적을 위해 그루밍당하고 착취당한다. 그중 성관계도 포함되는 형태"라는 설명이다.

녹스 형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런던 남부 지역에서도 갱단에 의해 착취당하는 아동이 최소 6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는 피해 소녀들의 나이에 대해서 13살 정도로 어린 아이들도 있으나, "아마 최대 15살일 것"이라고 했다.

"이 소녀들은 '싫어요'라고 말할 수 없다면, 성폭행을 당하게 됩니다. 경찰은 현재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런던경찰청, '아동 착취 문제 심각성 인식하고 있어'

칸 시장 대변인은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개인, 단체 또는 그루밍 갱단들은 매우 혐오스러운 존재로, (칸 시장은) 이러한 끔찍한 범죄의 모든 피해자에게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칸 시장은 런던경찰청이 증거가 가리키는 곳이라면 어디든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모두에게 더 안전한 런던을 만들기 위해 그루밍 갱단을 포함한 수도 내 모든 아동 성착취 문제를 해결하고자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케빈 사우스워스 런던경찰청 치안감 또한 경찰 당국은 그루밍 갱단 문제를 '위협 및 위험 경보'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대한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스워스 치안감은 "런던경찰은 런던 내 그루밍 갱단 문제가 얼마나 위협적이고 만연한지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동을 범죄 혹은 성적 착취를 위해 끌어들이는 사례들을 실제로 목격해왔습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
BBC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의 모든 아동 성 착취 문제"를 근절하고자 경찰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들에 따르면 착취 피해자 중에 가정불화나 학대, 마약, 빈곤과 같은 불우한 성장 배경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인 이들이 많다.

한편 밀리(가명)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런던에서 자신이 겪은 그루밍 갱단 경험은 마약 판매와는 관련이 없었으며, 로더럼이나 로치데일, 올덤과 같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과 유사했다고 말했다.

"나는 당시 15살이었다"는 밀리는 "매일 밤 다른 남자들에게 넘겨졌다. 한 달에 10~15명을 상대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술과 마약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그들 중 하나와 침실에 있었습니다. 거기서 나오면 또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그다음에도 또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3명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그냥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술과 마약 등에 취해 있었던 상태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그들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끔찍하게 들리겠지만, 그냥 그들이 (남)아시아계이었다는 것만 압니다."

"때때로 그들은 '어머, 예쁘장한 어린 백인 여자애네'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성관계뿐이었습니다'

런던의 또 다른 피해 생존자인 루스(가명) 또한 오직 성적인 목적으로 착취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성관계뿐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자존감이 많이 낮았고, 그들은 제게 값비싼 물건들을 사주며 마치 제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들과 잠자리했습니다."

"마치 제게 관심을 주는 남자친구가 여러 명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들은 남아시아계 남성들로, 제 상황을 이용했습니다."

루스는 "런던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믿지 못하겠다면 상황을 한번 잘 살펴보라"고 했다.

취재진이 만나본 여성들은 자신들의 경험은 런던의 모든 그루밍 갱단 관련 사건이 반드시 마약 거래와 같은 다른 범죄와 연관된 것은 아님을 증명한다고 했다.

한편 아동 착취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앨런 콜린스 변호사는 가해자들을 인종적으로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펌 '볼트 버든 켐프' 소속 콜린스 변호사는 런던에 거주하는 여성들을 포함해 여러 명의 그루밍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다.

그는 "아동 및 청소년 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들의 인종적 배경을 전국적으로 제대로 기록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어떤 결론을 내릴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이야기를 나눈 경찰관, 사회복지사, 피해 생존자들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갱단들의 인종적 배경은 매우 더 다양하다고 했다.

사우스워스 치안감은 "우리가 입수한 보고에 따르면, 용의자들 중 특정 인종이나 국적의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지 않았다. 런던과 같은 다인종 다국적자 도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런던의 다양한 공동체 전체에 걸쳐 분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런던에서 이 같은 피해를 당한 한 여성도 "다양한 인종과 연령, 종교의" 남성들이 연루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런던경찰청이 매년 접수하는 아동 착취 사건은 약 2000건에 달한다. 여기에는 아동 성착취, 아동 범죄 착취 혹은 이 두 가지 형태가 혼합된 형태가 포함된다.

갱단의 아동 성착취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앞서 런던경찰청은 아동 성 착취 사건 최소 1200건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적인 조사

지난 여름 발표된 루이즈 케이시 상원의원의 보고서도 런던경찰청의 아동 학대 기록 방식에 일부 불일치가 있음을 지적했다.

런던경찰청은 일선 경찰관 2만3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아동 착취 전담팀을 확대하는 등, 갱단 범죄를 식별하고 조사하는 방식을 매우 개선했다고 말한다.

앤 롱필드 상원의원이 의장을 맡은 그루밍 갱단에 대한 독립 조사는 올해 말 시작될 예정이다.

내무부 대변인은 해당 조사 위원회는 "증거 제출을 강제하고, 지역적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종결된 아동 성착취 사건들을 재검토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사할 것이라 여겼던 악랄한 가해자들이 숨을 곳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